현철씨 사면설 없던 일 될 듯

입력 1999-08-09 00:00:00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인 현철(賢哲)씨에 대한 사면을 놓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얼마전 까지 이번 8.15가 20세기 마지막 광복절이라는 차원에서 용서와 화해, 화합을 위해 사면복권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으나 의외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자 다시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태는 잔형집행 면제라는 부문 사면과 사면 불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청와대의 고위인사는 전했다.

청와대 측은 현철씨 사면복권 방침이 나간 이후 반대 여론이 이렇게 높을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대통령도 깜짝 놀랐다는 것.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90%이상이 반대하고 있으며 심지어 부산지역에서도 80%이상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김대통령도 고급 옷 로비사건 이후 민심을 존중하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민심과 다른 판단을 하기에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이만섭(李萬燮)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도 6일 대통령에게 사면반대 입장을 전달했고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도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공동여당에서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대통령자문기구인 제2건국위에서 조차 이같은 건의서를 김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그래서 청와대는 사면불가 쪽의 기류가 강해졌다. 수석비서관들 사이에서도 부산지역출마를 노리고 있는 김정길 정무수석 등 일부만 "어차피 욕을 얻어 먹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사면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김대통령이 어떤 최종 선택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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