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영차' '이얏' '헛둘 헛둘…'
대구시 북구 고성동 대구시민운동장은 이른 아침과 저녁 해거름이면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여름에 맞서는 색다른 피서객(?)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요란스레 울려 퍼진다.
시원한 그늘과 계곡물을 찾기보다 바벨과 같은 힘겨운 체력단련기구에 매달리기거나 운동장을 달리며 무더위를 잊으려 하는 것이다. 군살도 빼고 몸매도 잡으며 건강을 지키고 더위도 식히는 일석이조의 피서법.
이들 발길이 머무는 곳은 축구장 관중석 밑 체력단련실과 붉은 우레탄이 카페트처럼 깔려있는 400m육상트랙.
누구나 아무 절차없이 찾을 수 있는 시민체력단련장은 60평의 넓은 공간에 프레스와 바벨 등 22종 50여점의 기구들이 갖춰져 있다. 비록 낡고 더러 고장이 난 기구들이지만 30분쯤 매달려 씨름하다 보면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푸른 잔디운동장위로 불어오는 바람에 씻기며 여느 피서와 비할 수 없는 시원함을 안겨준다.
대구 북구 칠곡의 조용수(45)씨는 "수년째 일과후 체력단련장을 찾아 몸매를 다듬고 있다"며 "더위를 굳이 피할 이유없이 오히려 땀으로 맞서는 가장 좋은 것이 피서"라 말했다.
이곳에서 또다른 적극적 피서는 달리기. 자못 고독감마저 즐기며 등을 적시는 땀줄기를 기분좋게 느끼며 탄력좋은 400m짜리 우레탄트랙을 달리노라면 더위는 저만치 달아나고 없다.
30분정도 뛰어 4㎞(10바퀴)를 돌고 나면 온몸은 땀범벅. 보통 10~20바퀴쯤 달리지만 자신의 몸에 맞게 조정해 무리를 할 필요없다. 체력에 맞게 점차 바퀴 수를 늘려나가면 된다. 체중조절에 적잖은 도움을 주기에 과체중이나 비만을 고민하는 시민들이 운동장을 많이 찾는다.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잔병치레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트랙을 돌며 여름을 잊고 있다. 대구시체육회 이원팔(59)사무처장은 "2개월째 시민운동장 트랙 달리기와 음식조절을 겸해 86㎏의 체중을 20㎏쯤 줄일 수 있었다"며 "요즘은 거의 매일 운동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같이 후텁지근한 날, 시민운동장에서 땀 흘린뒤 단련실 옆 세면장과 샤워장에서 찬물을 덮어쓰고 나오면 그 상쾌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다시 체력단련장으로 달려가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매력이다.
鄭仁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