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민주계 '3분3색'

입력 1999-08-06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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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민주산악회 참여 금지령'을 계기로 이총재 측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측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계도 지역에 따라 입장이 갈리고 있다.

5일 낮 민주계 인사들이 동시에 두 곳에서 별도 모임을 가진 것은 민주계가 처한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김명윤(金命潤)고문과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가 각각 소집한 이날 오찬모임에서도 각기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초 민주산악회 재건을 위한 준비성격으로 예고된 김고문 초청 오찬모임에서는 이총재의 민산 참여 자제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압도했다. 민주산악회 초대회장을 지낸 김고문은 "민주국가에서 어떤 단체에 가입하려는 의원 개인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민산은 반DJP를 위한 결합체지 신당과는 관계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에 대한 강경발언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강삼재의원은 "이총재의 3김 청산론은 오히려 당의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의 정치재개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한나라당이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였다. 김고문은 모임결과를 이총재에게 전달했으나 격앙된 목소리는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김부총재가 주선한 모임에서는 "반DJP투쟁은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신당창당도 불사한다는 PK민주계 인사들의 모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김고문 모임은 당초 21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신상우 김수한 박관용 정재문 김정수 김동욱 박종웅 김무성 권철현의원 등 민주계 원로들과 부산.경남출신 등 14명만 참석한 반면 김부총재 모임에는 이규택 박원홍 이경재 황규선 김홍신 김문수 강현욱 전석홍 김영선 조웅규의원 등 범민주계 의원 17명이 참석했다.

대구.경북출신 민주계 인사들은 이날 모임에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찬우 신영국의원은 김고문으로부터 모임에 초청받았으나 이들은 "YS와의 인간적인 관계와는 별도로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며 불참했다. 신의원은 "YS가 욕심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나라를 위해 3김은 이제 물러나야 된다"며 3김 퇴진론을 내세웠다. 서훈 박승국의원은 초청도 받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처럼 민주계가 PK와 수도권 및 TK가 입장차를 보이면서 민주산악회 재건을 통한 상도동 측의 독자적인 정치세력 형성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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