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내홍 다시 술렁

입력 1999-08-05 15:31:00

지난 2일 김종필(金鍾泌)총리 초청 오찬을 계기로 다소 주춤하던 자민련 내분이 4일 강창희총무의 총무직 사퇴로 재연되고 있다.

강총무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총무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내각제 강경파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김용환전수석부총재를 만났다. 오찬 회동을 마친후 강총무는 "향후 모든일을 함께 논의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각제 반발을 주도하고 있는 김전부총재,이인구전부총재등에 합류해 3인이 행동을 통일하기로 한 것이다. 김용환.이인구로 대표되던 강경파에 강총무까지 가세하면서 내각제 강경파는 향후 상당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당중당(黨中黨)'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JP와 김전부총재 측을 오락가락하는 충청권 의원들은 당직 사퇴후 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긴 김전부총재 방을 수시로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총재는 이날 "우리와 함께할 의원이 6,7명은 된다"면서 "우선 합당을 저지하겠지만 합당을 한다하더라도 자민련 간판은 지킬 것"이라며 당내 투쟁에 주력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내각제 강경파들 사이에서도 자중지란이 나오고 있다. 내각제 사수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JP라는 '막강 파워'를 앞에 두고 주저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3일 밤 JP와 함께한 술자리 사건이다.

본회의를 마치고 일부장관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강총무가 이원범의원에게 술을 뿌린 것이다. 이날 '내각제 유보는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일갈한 이의원에게 강총무가 "그런말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함께한 JP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러자 이의원은 "강총무와 김용환부총재가 뒤에서 초강경 태도를 주문해놓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고 대들었으며 그때 강총무의 술이 뿌려졌다.

이튿날부터 이의원은 자신의 직설적인 성격이 강경파들에 의해 이용당했다는 뉘앙스를 풍긴후 칩거에 들어갔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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