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전쟁-인공위성이 승부 가른다

입력 1999-08-05 14:00:00

지난해 8월 발사된 북한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1호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사정거리 6천㎞급 대포동 2호가 조만간 시험발사될 것으로 알려져 주변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정거리 6천㎞는 미국 알래스카나, 괌 등이 공격권내에 들어간다아울러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공격권에 두는 사정거리 1만5천㎞급 대포동 3호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이 분류한 이른바 '불량국가' 중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중국과 북한 뿐. 7천여기 핵미사일로 미국을 겨냥한 러시아가 있지만 냉전 종식후 더이상 위협요소는 아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미국은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코언 미 국방장관은 대포동 2호 시험발사시 지난 94년 체결한 제네바 핵협상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NMD(National Missile Defence;국가미사일방어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NMD를 설명하기 앞서 탄도미사일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탄도미사일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로켓과 일란성 쌍둥이다. 로켓 탑재부에 인공위성 대신 핵탄두나 생화학무기를 장착하면 바로 탄도미사일이 된다. 탄도미사일과 대비되는 것이 순항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이 총알을 쏘아올린 궤적처럼 포물선을 그리는데 반해 순항미사일은 무인비행기처럼 특정 목표를 향해 원하는 대로 날아간다.

대표적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는 산이나 대형 건물을 피해 수백㎞를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한다. 이밖에 함대함 미사일인 엑소세나 하푼 등도 수면 위를 스치 듯이 날아간 뒤 목표물인 배 바로 앞에서 솟아올라 목표를 가격하는 순항미사일이다. 언뜻 탄도미사일보다 순항미사일이 훨씬 위력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우선 속도와 크기 면에서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비교가 안된다. 순항미사일은 일반 비행기처럼 제트엔진을 쓰지만 30분만에 대륙간 이동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은 로켓 추진체를 쓴다. 각종 제어장비를 가득 실은 순항미사일은 폭약부가 크지 않다. 반면 크기가 수십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은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점(사정거리 1천㎞일 경우 탄착점 오차는 1㎞ 정도)을 보완하기 위해 핵폭탄과 같은 대량살상용 무기를 장착한다.

미국이 탄도미사일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이에 대한 대응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걸프전에서 활약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저고도 요격용이다. 게다가 상대 미사일을 직접 가격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후 자체 폭발로 요격효과를 거둔다. 탄도미사일은 이같은 접근후 요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나마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요격시스템인 THAAD(Theater High Altitude Area Defence;고공전역방어) 개발에 성공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록히드마틴사가 개발을 맡은 THAAD 미사일은 6차례 실패 끝에 겨우 성공을 거뒀다. 이 미사일은 열추적장치를 이용, 마하 6의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 뒤 요격에 성공했다.

NMD는 이같은 시스템이 진일보한 것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밖 요격을 목적으로 한다. NMD는 '총알로 총알을 맞히는' 하이테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다발식 미사일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미사일 억제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6년간 105억달러를 들여 2004년까지 대공방위망을 갖출 예정이다.

NMD는 우주적외선감지위성(SBIRS;Space-Based InfraRed Sensor)과 지상레이더망, 요격체를 탑재한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다. SBIRS는 각국의 미사일 동태를 파악하는 '저궤도 SBIRS'와 이들을 통제하는 '고궤도 SBIRS'로 구성된다. SBIRS가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확인하면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매사추세츠에 있는 조기 레이더경보망이 비행경로를 추적한다. 이후 알래스카에 위치한 지상레이더 기지에서 미사일을 조준한 뒤 시속 4만㎞에 이르는 요격 미사일이 발사된다. 요격 미사일이 직접 목표물을 맞히지는 않는다.

다단계 로켓 추진체를 이용해 목표 미사일에 어느 정도 접근하면 탑재부에 있는 요격체(Kill Vehicle)가 분리돼 나온다. 현재 군수업체인 보잉사와 레이디온사가 2가지 요격체를 제조 중이다. 자체 추진력과 광학 및 적외선 센서를 갖춘 요격체는 근접한 목표 미사일의 무게와 온도 등을 측정한 뒤 요격궤도를 설정한다. 그리고 목표 미사일이 공중 폭발하기에 충분한 속도로 탄두부와 충돌한다. 그러나 충돌시 요격체도 폭발하기 때문에 요격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다탄두 미사일 대비책 등은 아직 미해결 문제로 남아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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