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대학 일부 교수들의 연구 프로젝트 비리 의혹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 모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어느 학생이 편지를 보냈다. 석·박사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들의 약점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부 교수의 비양심과 비도덕성을 한탄하는 글이었다.
이 학생의 편지에는 또 비뚤어진 교수 사회를 꼬집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얼마 전 고려대 어느 교수의 양심선언을 인용, '우리 대학사회에는 진정한 교수 집단인 프로페서(Professor)가 있는 반면 매스컴 활동에 주력하는 텔레페서(Telefessor)와 정치적인 교수집단인 폴리페서(Polifessor)가 있다'는 것이었다.
학생은 여기에다 힘없고 선량한 대학원생들을 이용해 금욕(金慾)을 쫓는 머니페서(Moneyfessor)가 있다는 사실을 추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그만 일에도 떠들썩하게 제목소리 내기를 좋아하는 교수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졌다.
이 학생의 경우처럼 교수사회 일각의 연구 프로젝트 비리 의혹을 바라보는 학부모와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이 그 정도를 지나쳤다고 하지만 학문과 명예를 생명처럼 존중하는 상아탑의 교수들까지 그러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은 심정들이다.
그러나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연구 용역에 따른 이같은 의혹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학가의 일반적인 여론이다. 그래서 검찰의 수사도 이같은 사안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모교수는 언론 보도 후 연구용역비 정산서 내역을 급조해서 제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떤 대학은 검찰 수사가 적당히 지나가기를 바라며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인다는 소문도 있다. 대학가에 연구용역 비리 의혹이 여론화 되면서 대학원생들에 대한 교수들의 대우가 달라졌다는 얘기도 들려 비감한 심정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한 교수는 전화를 통해 "학문과 교육에 열중하고 있는 대다수 교수들은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실로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며 "연구 용역 운영과 관련된 대학가의 불합리한 관행이 청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연구 프로젝트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또 대다수 교수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검찰의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요망된다. 이는 대다수의 프로페서(Professor)와 학부모들의 바람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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