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름나기 알뜰지혜

입력 1999-08-04 14:02:00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건강한 여름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끝~. 무더위 시작'이라는 기상예보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북부에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져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데 이어 제주도 쪽에서 또다시 태풍 올가가 북상하고 있다. 지난해 게릴라성 폭우가 상주·의성·청송 일대를 물바다로 만들어 버린 쓰라린 경험이 재발하지 않도록 '따로 또 같이'지혜를 모아서 건강하고 시원하게 여름을 나자.

▨주생활관리

올 여름 집중호우가 쏟아진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 중년 여성들이 똘똘 뭉쳐 강물 불침번을 구성, 한마을 주민 60여명을 구해낸 일은 따로 또 같이 지혜를 모으면 재해도 막을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강물이 범람할 지도 모른다"며 주부 4명이 스스로 불침번을 정해서 강물을 지켜본지 5시간만에 갑자기 강물이 두배로 불어나는 것을 목격, 잠자던 동네 사람들을 급히 대피시켜서 물바다로 변한 마을에서 주민들의 희생을 막았다.

이처럼 혹시 덮칠 지도 모르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따로 또 같이 대비하는 자세는 중요하다. 단독주택의 경우 담장이 허물어진 곳이 없는지, 배수구는 막혀있지 않는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여름철 상쾌한 주생활 관리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청결. 바닥 걸레질을 자주 하여 상쾌지수를 높이고, 선풍기는 새바람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안쪽으로 켜야 한결 더 시원함을 선사한다. 실내는 가능한한 단조롭고 깨끗하게 유지하는게 시원하며, 덩치가 커서 청소하기 어려운 소파는 햇볕이 좋은 날, 일광 소독을 하고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여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이불장은 자주 통풍시켜 보송보송하게 유지한다. 땀에 젖기 쉬운 이불과 침대 커버는 자주 빨아야하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한두번쯤 햇볕에 바짝 말린다.

휴전선·경기도 일대에서 발생한 말라리아가 아직 지역까지 내려왔다는 보고는 없지만 물리지 않도록 하는게 상책. '모기들의 반란'이라고 할 정도로 시도 때도없이 날아드는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몸에서 땀냄새가 나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한 뒤, 모기향을 종일 켜두어도 좋다. 모기향을 쇠꽂이에 꼽아두는 것은 화재의 염려가 있으니 피하고 둥그런 모기향틀을 구입하는게 안전하다. 최근에는 아래에 석면이 깔려있어 화재의 위험을 피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모기향은 바닥에 놓아두는 것보다 1미터쯤 되는 곳에 두어야 예방 효과가 크며, 모기향을 피울 때는 통풍이 잘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시원한 여름나기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시원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지낼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에너지 관리공단에 따르면 자연통풍으로 여름철을 시원하게 나려면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하게 해야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마당에 물을 뿌리는 전통적인 방법을 써보자. 물을 뿌리면 주변의 기화열을 뺏아가서 한결 시원해지고, 먼지도 줄어 건강에 좋다. 아파트의 경우 베란다와 창문에 물을 뿌리면 열기를 식힐 수 있다. 이때 아랫집 빨래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베란다에는 차양(대발이나 브라인드 등)을 대고, 에너지 소모가 많고 힘든 일은 아침 저녁으로 하는게 능률적이다.

삼베·모시와 같은 시원한 옷이 더위를 식히는데 좋고, 냉면·콩국수·우묵·열무김치 등 시원한 여름음식으로 입맛을 돋운다.

경산대 보건대학원 박언휘 내과 과장은 "여름철 세균 감염을 피하려면 날음식·어패류·생수를 피하고 반드시 끓인 물·끓인 음식을 먹어라"고 조언. 오래된 밑반찬이나 자주 문을 여닫아 냉기 유지가 어려운 냉장고에 오래 두었던 햄·소시지도 곰팡이가 생겨 식중독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니 잘 살펴야한다. 나들이 후에는 반드시 여러차례 손을 씻어주며, 비누는 향도 중요하지만 소독성분이 포함된 것을 고르는게 합리적이다.

▨자동차관리

자동차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들은 차내 청결도 신경써야한다. 오렌지·레몬 등 감귤류의 껍질을 이용, 차안의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송풍구 앞에는 컵받침을 설치하고 부직포(안되면 양파망) 등 통풍성이 좋은 천으로 감싼 귤껍질을 놓아두면 냄새 제거는 물론이고 싱그러운 향기가 나서 기분좋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향이 약하면 주머니를 한번 주물러서 문지르도록 한다.

▨마음관리

아직 IMF 여파를 겪고 있는 봉급생활자들이나 서민층은 여름철이 되어도 걱정이 앞선다. 아직도 더 오를 것이라는 쌀값 걱정, 휴가비 마련이 걱정이지만 힘든 때일수록 온 가족이 마음을 모으면 고통을 훨씬 덜 수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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