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들 직업관 격세지감 뚜렷

입력 1999-08-04 14:07:00

"단순한 밥벌이는 싫다" 즐기며 일하고 싶다"

"화이트 칼라는 싫다.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창업이 좋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사회 흐름에다가 일과 놀이 구분이 사라지는 젊은 취향이 어울리면서 즐기면서 일하는 직장이 늘고 있다.

20대의 젊은 직장인들이 대부분인 대구 IMS 인테리어 연구소는 즐기면서 일하는 영 마인드를 존중하여 '탄력적 근무 시간제'를 도입했다. 즉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을 지양하고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형편이 맞는 근무 시간을 자율관리하도록 배려한 것.

매주 수요일 정기적인 봉사활동으로 오후 시간을 비워야하는 이 회사 전연경·한진윤씨는 일주일 계획표를 미리 제출, 이 연구소 권태경 소장으로부터 자율근무의 허락을 받아냈다. 권소장은 이들의 인테리어 감각, 봉사하는 삶을 다 살려주기 위하여 자율 시간을 주고 있다.

이 연구소 김소민 실장은 "어차피 인테리어는 아이디어와 안목이다. 대부분 직원들이 반복되는 삶에 매달리지 않고, 봉사활동·각종 재교육·신앙생활을 하면서 개인발전을 꾀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서라벌대학 피부미용과 이현주 겸임교수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과를 찾는 실용적인 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10, 20대의 직장 선택 기준은 월급액수가 아니라 내 취향과 얼마나 맞는가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종래에는 남이 알까봐 쉬쉬하던 직업이나 기성세대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백댄서·만화가·프로게이머·웹디자이너 등이 최신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는 것도 취미를 직업으로 살리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현명하게 살아야지, 안전하게 살아야지, 펜대를 잡아야지…라는 기준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이교수는 자기만족이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생활원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아직도 기성세대 부모들이면 한결같이 뜯어말리는 컴퓨터 게임광 신주영(22)군이 일년에 수억원을 버는 최고 직업인으로 등장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맥이 통한다. "오락이라고만 여겼던 일들이 유망 직업으로 승격되는 현실을 보고 기성세대는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라는 대구대 송화섭(한국여성인력개발원 이사장)교수는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이 전형적인 직업과 일패턴을 변화시키고,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직장내 인간관계, 업무 형태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본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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