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호 '승리의 여신' 우즈 손 들었다

입력 1999-08-04 14:30:00

'세기의 대결'로 불린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드 듀발간 매치플레이는 3홀을 남긴 16번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12번홀까지 3홀차로 뒤졌던 듀발은 특유의 침착한 코스공략으로 13, 14번홀을 연속으로 따내 1홀차로 바짝 뒤쫓으며 상승세를 탄 반면 우즈는 듀발의 맹추격에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15번홀에서 나란히 파를 세이브해 듀발의 상승세가 일단 꺾이는 듯 했지만 어느누구도 쉽사리 승부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

듀발은 449야드짜리 파 4홀인 16번홀 티그라운드에 올라설 페어웨이를 훑어본 뒤 드라이버를 꺼냈다.

페어웨이 한 가운데 약 304야드 지점에 조성된 바위화단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화단을 넘기기만 하면 2온 -1퍼팅으로 동점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에 회심의 티샷을 날렸다.

그러나 이 순간 '승리의 여신'은 듀발을 외면하고 말았다.

경쾌하게 뻣어나가던 볼은 바위화단 앞에 떨어졌고 화단에 심어진 얕은 관목 속으로 들어갔다.

듀발의 티샷이 화단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본 우즈는 안전하게 아이언으로 티샷했다.

'언플레이어블 볼(Unplayable Ball)'을 선언, 1벌타를 먹은 듀발은 3번째 샷조차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4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이미 2온에 성공한 우즈의 승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7, 18번홀을 남기고 2홀 앞서게 된 우즈쪽으로 승부의 추는 기울었고 결국 17번홀에서 듀발이 만회하지 못해 세기의 대결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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