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온정의 구호, 체계적 복구를

입력 1999-08-04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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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올가'는 우려했던 비피해보다 초속 20~30m의 강풍이 전국을 강타,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끼치고 한반도를 빠져 나갔다. 중북부에 엄청난 수재를 안겼던 국지성 호우도 경북북부의 영주.봉화.문경.예천 등지에서 비를 퍼부어 10명의 사망.실종에다 가옥파손.침수.교량, 국도, 하천 유실 등의 피해를 입힌채 숙지막해졌다.

당장 급한건 고통속의 수재민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뻗쳐 구호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일이다. 식수.전기.가스도 없어 끼니가 어렵고 덮을게 없어 추위에 떨고 있는데다 수인성 전염병까지 겹쳐 이들의 참상은 그야말로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들에겐 라면 한봉지 담요 한장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동포애차원에서 온국민들이 나서 작은 정성이라도 모으면 그들에겐 재기의 큰 힘이 된다는 점을 새기는 일이 지금으로선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수인성 전염병이 벌써 창궐할 조짐이라니 방역당국의 철저하고 기민한 대처로 피해확산을 막는 것도 급한 일이다. 문제는 현지의 구호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작 라면은 넘치고 이를 끓일 식수나 가스불이 없어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는 현실을 직시, 구호도 사령탑의 진두지휘아래 그야말로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정성이 정성으로 받아들여진다. 일사문란한 주호체계 정비가 그 전제로 절실하다.

정성을 보내는 쪽에서는 이를 감안, 무엇이 가장 필요할지를 점검한뒤 필수품을 보내야 도움의 효율성이 배가(倍加)된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 급한건 무엇보다 이들 수재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선 가옥 수리, 도로, 전기.가스, 통신장비 복구가 절실한 것이다. 이는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축이 된 예산 집행이 최우선이고 장비.일손 등 동원체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기획아래 실행에 옮겨야 함을 유념할 일이다. 주먹구구식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당국도 탁상행정만을 펼게 아니라 현지 행정을 제대로 펴야만 복구가 효율적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문제는 중앙정부선 예산이 집행됐다고 하지만 수해현지에선 돈 한푼 구경못하는 모순이 다시는 빚어지지 않도록 집행과정까지 체크하는 시스템을 구축, 예산을 쓰고도 원성을 듣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이번 수해에서 얻은 교훈을 거울삼아 치산.치수대책이 보다 항구적이고 좀더 환경친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는 현지 여론을 수렴, 지혜를 모아 획기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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