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해수온도 이상 분포

입력 1999-08-03 14:42:00

마른 장마후에 몰아닥친 집중호우로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역이 엄청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다시 나타난 장마후의 국지적인 집중호우는 우리나라의 통상적인 여름철 기상현상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마기간중 장마전선, 열대저기압, 수증기수렴대, 대기불안정, 지형효과의 원인으로 강한 호우가 발생돼왔다. 그러나 기상청의 관측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장마기간중 강수패턴이 종전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

장마기간중 강수량은 80년대까지 연평균 강수량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이 비율이 26%로 낮아졌다. 반면 장마후의 강수량은 22%에서 31%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비정상적 패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들어 더욱 뚜렷해진 이런 이상기상현상을 놓고 한반도 주변의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1년반동안 이상조짐을 보여온 한반도 주변의 해수온도 분포가 여름철에 발달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비정상적발달을 초래해 기상이변을 야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의 박정규 장기예보관은 "2년전과 비교해 남쪽해상 수온대가 2, 3도 높아졌고 북쪽해상은 오히려 2도 낮아졌다"면서 "이런 고수온대와 냉수온대가 1년반 이상 지속되면서 이것이 여름철에 발달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비정상적 발달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이태용(천문대기학과)교수도 "위성사진에 나타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과거처럼 널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이변 이전에는 보통 장마철에 따뜻한 바람을 동반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츠크해의 차가운 고기압이 만나 장마전선을 형성해 많은 비를 뿌렸었다.

그러나 이런 해수면 온도분포의 비정상적 패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으며 엘니뇨현상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단지 지구온난화가 한 배경일 것으로 짐작되고 있을 뿐이다.

박 예보관은 "엘니뇨가 나타나면 날짜변경선을 중심으로 서쪽의 해수면온도가 낮아져 우리나라의 해수도 비정상적으로 낮아져야 하나 우리나라는 반대로 고수온현상을 보여 엘니뇨와도 연관지어 생각할 수 없다"면서 "지구온난화가 한 배경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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