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화산업의 하나인 우산.양산산업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특히 마른 장마가 계속된 올해에는 더욱 심화돼 최악의 경기라는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지역 우산업체들은 국내에 소요되는 부품 전량, 완제품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역 특화업종인 우산과 양산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 및 대구시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황=96년이후 생산과 수출은 크게 줄고 있는 데 비해 수입은 급증했다.
생산액은 96년 480억원어치에서 97년 360억원, 98년 220억원으로 줄었다. 수출도 96년 156만달러에서 97년 94만달러, 98년 64만달러로 줄었다. 지난 93년 수출실적이 646만달러였다. 불과 5년만에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수입은 96년 1천19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97년 1천462만달러로 늘었다.
이같은 침체가 이어져 올들어 5월까지 생산액은 90억원, 수출은 28만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입은 벌써 841만달러나 된다.
문제는 우산은 물론 양산까지 계절상품 성격이 강해 7월이면 한해 경기를 사실상 마감한다는 것. 한국양산조합(대구) 김동균 이사장은 지난 6~7월 비오는 횟수가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침체는 더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때문에 벌써부터 수입상을 중심으로 수입원가 이하로 파는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제조업체들도 뾰족한 방법없이 투매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
120여 지역 우산업체들은 갈수록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이사장은 "올해 평균 가동률이 50%를 밑돌았다"며 "8월부터는 아예 작업을 중단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2개 업체를 비롯, 최근 3~4년동안 대형 업체를 포함해 10여개 업체가 부도났다"고 밝혔다.
▨문제점=노동집약산업인 탓에 저임을 바탕으로 한 후발 중국에 밀리고 있다.
전체 우산 수요의 60%를 차지할 만큼 인기있는 슈퍼 미니 3단 우산의 경우 중국산이 절반 이상을 잠식했다.
국산 제품의 개당 가격이 3천원 안팎인 데 비해 중국산은 2천400원선. 품질은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얘기다.
양산을 기피하는 신세대 풍조도 한몫하고 있다. 과거 우산:양산 수요비는 50:50이었으나 요즘엔 90:10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양산 수요가 준 것이다.
▨대책=업계는 그동안 추진해온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결실을 맺어 임가공 생산체제가 이뤄질 때까지 한시적 수입억제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이사장은 "지난해 1월 경협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임금수준이 중국과 비슷해 사업 타당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경협이 이뤄질 때까지 지역업체들의 생존을 위해 수입억제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각종 박람회 참석비용을 지원해줄 것도 요구했다. 대만의 경우 정부가 경비를 전액 지원해 업체들이 일본, 독일, 러시아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 박람회에 대거 출품, 수출시장을 확대한 사례가 있다.업계는 또 담보력이 없는 영세한 업체 형편을 고려해 중소기업 지원자금을 담보 없이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시가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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