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고분 600여기 발견

입력 1999-08-03 00:00:00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농고 남쪽 구릉에서 삼국시대 고분 600여기가 한꺼번에 발견되고 구릉의 꼭대기에서는 조선시대 '사직단(社稷壇)' 터도 확인됐다.

영남 매장문화재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해 온 노변동 구릉 일대에 대한 발굴 조사 중간 결과를 2일 공개했다. 발굴 구역은 고산 종합경기장 건설지에서 서쪽으로 600여m, 대구농고에서 남쪽으로 50여m 떨어진 낮은 구릉으로, 경기장에서 시지지구 남쪽을 지나 경산 쪽으로 연결되는 10차로 너비의 도로 신설 예정부지 중 4천여평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고분은 석곽묘 485기, 목곽묘 100여기, 옹관묘 10기 등 600여기이며, 석곽 길이가 3. 8m에 달하고 그 속에서 굽은 옥이 발견되는 등 지배층 것으로 보이는 규모 큰 고분도 여러기 나타났다. 이들 고분에서는 잔.단지 같은 토기와 낫.화살촉.마구류 등 쇠로 만든 유물, 큰 칼인 '환두대도' 등도 출토됐다.

이 고분군은 동쪽으로 시지 택지와 인접, 그곳에서 4년전 이미 발굴된 생활유적들과 연계성을 가진 것으로 보여, 일대 고대인 생활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발굴은 전체 대상지 6천여평 중 4천여평에 대해서만 이뤄진 상태이며, 발견된 고분 600여기 중에서도 조사된 것은 200여기에 불과해, 앞으로도 발굴의 추가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고분군이 자리 한 구릉의 꼭대기 지점에서는 조선시대의 '사직단' 터가 확인됐다. 사직단은 나라와 곡식의 신에게 2월, 8월, 동지 등 때에 제사를 지내고 기우제 및 기곡제(풍년 기원제)도 지내던 곳. 행정 관아의 서쪽에 세우는 것이 관례라고 하나, 서울의 중앙 사직단 외에 지방 사직단은 터가 제대로 알려진 것이 드물며, 경산 사직단도 '읍지'(1871년)에 "서쪽 7리에 터가 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실재는 확인되지 않아 왔다고 발굴 관계자는 말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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