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면서 유럽이 아니던 발칸의 진정한 유럽화를 향한 길이 열렸다.
30일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서 열린 발칸정상회담은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이 유럽 전체의 안정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발칸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천명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또한 이번 회담은 지난달 서방국가와 세계은행이 체결한 발칸안정화협약이 민주주의와 인권, 경제발전과 협력의 원칙에 입각해 추진될 것임을 밝힘으로써 발칸 지원 사업의 이념적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그 동안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던 발칸 지역이 통합된 유럽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핀란드의 마르티 아티사리 대통령은 발칸 국가들이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수용할 경우 EU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EU의 목표가 발칸의 완전한 유럽화에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보도 홈바흐 EU 발칸조정관은 발칸안정화협약의 이행을 통해 발칸 국가의 EU 합류가 앞당겨질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내 갈등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마셜 플랜'으로 불리는 발칸재건 계획은 20세기 마지막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국제지원 사업으로 막대한 자금과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 앞서 28일 열린 코소보 기부국 회의에서 코소보 재건을 위해 2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EU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 공습으로 피해를 본 인접국 지원금으로 올해 4억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한 발칸재건 사업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나토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이 발칸 민주화와 경제 발전에 암초가 되고 있다. 서방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한 유고에 대한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그는 이번 회담에 초청받지 못했다.
유고가 발칸 지역의 무역과 교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유고를 배제한 채 발칸 경제를 발전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지원국들의 고민으로 남아 있다또한 발칸 재건 사업은 미국이 2차대전 종전후 서유럽을 부흥시키기 위해 실시한 '마셜플랜'의 경우와 상이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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