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내분 당권다툼 비화하나

입력 1999-07-30 15:18:00

자민련 내분이 9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세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김용환전수석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강경파들이 당권 도전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수성(守城)의지도 강하게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김전부총재의 '몽니'에 시달리고 있는 김총리가 당복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세대결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총리의 내각제 개헌 유보에 반발하는 충청권 일부 의원들은 29일 "9월 전당대회 때 내각제 관철을 내걸고 김전부총재가 당권 도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불을 지폈다. 내각제 개헌 유보결정에 동조하고 있는 박총재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인 것.

김총리에 대한 김전부총재의 반발도 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총리가 당소속 국회의원, 당무위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하기로 한 내달 2일 저녁에 충청권 의원 전원에게 소집령을 내린 것도 이때문이다. 김전부총재 주변에서 "김총리에게 충청민심이 돌아섰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면서 김총리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내각제 강경파들의 이같은 속내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같은 충청권의 움직임에 박총재 측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6일 부터 시작된 소속의원 연쇄접촉과 지구당위원장 초청 식사 등이 이런 의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총재 측은 또 당무위원에 자파 인사들을 대거 증원해 당무회의 다수를 장악했으며 지구당 정비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박총재 측은 특히 "당권도전 등으로 박총재를 흔든다면 자민련의 존립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며 충청권 움직임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그러나 박총재 체제의 자민련에는 김총리의 당복귀 여부가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총리가 김전부총재 등 충청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전당대회 전에 당에 복귀할 경우 자칫 당내 지도체제가 전면 개편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내각제를 둘러싼 김총리와 충청권의 내분양상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나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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