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의 '정사'

입력 1999-07-30 15:28:00

대학강사가 내연의 관계인 여자 대학원생과 함께 강도짓을 한 뒤 강물에 투신, 동반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경기도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8시30분께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 오동나무집보트장에서 500여m 떨어진 북한강(수심 30m)에서 J대학 안성캠퍼스 서양음악학과 서모(47.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강사와 이 대학 대학원 영문과 2학년 박모(25.여.서울 중랑구 면목동)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인양 당시 이들은 모두 20㎏ 가량의 돌이 든 배낭을 메고 배낭끈을 서로 묶은 채 껴안은 상태였으며 강가에는 이들의 신발 2켤레와 서씨의 핸드폰, 박씨의 대학노트가 있었다.

박씨의 노트에는 "님과 함께 죽는 것은 후회않는다. 내주위의 모든 분들이 나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이 죄송스럽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동반자살 이전인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서씨 조카의 친구가 운영하는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I총포상에 들어가 여종업원 이모(25)씨의 머리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마구 때리고 얼굴을 찌른 뒤 현금 33만2천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서씨가 증권투자로 거액을 날린데다 강의를 하기가 불편할 정도로 오른팔을 움직이기가 어려웠다는 서씨 형(50)의 진술로 미뤄, 서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 내연 관계인 박씨와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들이 강도짓을 한 뚜렷한이유는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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