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가에 불교바람 인다

입력 1999-07-30 14:13:00

연극가에 불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극단 달판춤은 신체연극 '두타(頭陀)'를 다음달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정동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꾸미는 데 이어 국립극단은 8월 9~14일 경허 선사의 일대기를 담은 '아노마'를 펼친다.

또 극단 현대극장은 뮤지컬 '팔만대장경'을 10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다는 목표 아래 한창 연습중이다.

강만홍씨가 연출과 안무를 맡은 '두타'는 96년 미국 뉴욕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 지난해 9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국내 첫선을 보인 뒤 지난달 서울 미아리 활인극장에서도 앙코르 무대를 꾸몄다.

언어 대신 몸의 움직임으로 대사를 전달하는 신체연극(non-verbal theater)으로 강씨는 이를 '몸극'이라 부르고 있다. '두타'란 말은 탐욕과 망상을 떨치고 수행 정진한다는 뜻의 범어.

식욕, 성욕, 탐욕을 상징하는 원초적 몸짓으로 인간의 권력욕과 탐욕성을 그려내고 있으며 선가(禪家)에서 널리 쓰이는 죽비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매개체로 활용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8시,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 없음). (02)736-7600

'아노마'는 지난해 국립극장 장막희곡 당선작인 송미숙의 희곡을 황동근의 연출로 무대화하는 것으로 한국 근세 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 선사의 삶이 화두(話頭)이다.

극의 제목은 인도 카필라국의 태자 싯다르타가 출가를 결심하고 성을 빠져나와 밤새 말을 달린 뒤 새벽에 만난 강의 이름을 일컫는다. 경허 선사의 깨달음의 경지를 무대에서 표현하려는 말기 암환자 연극배우가 좌절과 고통을 거듭하다가 주위의 도움으로 진정한 도의 세계를 깨닫는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극중극(劇中劇)으로 졸음을 이겨내려고 턱에 송곳을 대고 좌선했다든지 득도(得道)한 뒤 어머니 앞에서 옷을 모두 벗어던진 채 법문을 했다는 경허의 기행이 재연되며, 그가 남긴 선시(禪詩)도 소개된다.

무대는 국립극장 소극장, 공연시각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02)2274-3507

뮤지컬 '팔만대장경'은 고려시대 몽고 침략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불법(佛法)에 기대 나라를 지키려는 고려인들의 호국 의지와 천년 세월 속에 묻혀있던 민중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대서사시로 펼쳐질 예정이다.

현대극장은 지난 6월 19일 오디션을 통해 연기자들을 선발, 연습에 돌입했으며 일부 배역 캐스팅과 대본 마무리작업을 남겨놓고 있다. 연출은 서울시립가무단 이종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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