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된 진형구씨-경솔한 말 '화 자초'

입력 1999-07-29 15:10:00

활달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28일 조폐공사 노조의 파업을 유도한 혐의로 구속수감된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공안부장.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웃음의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일 정도로 항상 밝던 그였지만 구치소로 향하는 그는 후배 검사들의 사흘간 계속된 취조에 지친 듯 초췌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영장전담 판사앞에서 충분히 소명을 했느냐", "억울한 것은 없느냐"는 등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한마디 대꾸도 않은 채 승용차에 올랐다.

그의 구속수감 소식을 들은 후배 검사들은 한결같이 말을 잃었다.

못난(?) 선배를 향한 연민의 정과 검찰조직에 엄청난 누를 끼친 데 대한 원망이 혼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그의 불행이 잘못된 인사에서 싹텄다는 분석이 주류이다.

그의 '취중발언' 때문에 졸지에 장관직을 떠나게 된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장관도 진씨에 대한 연민의 정과 함께 그를 중용한데 대해 회한의 심정을 토로하기도했다.

사시 11회인 그는 서울지검 2차장, 서부지청장을 거쳐 지난 95년 동기내 선두그룹과 함께 검찰의 별인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 공판·감찰부장을 잇따라 역임했다.검찰내에서는 경복고를 나온 그에 대해 김현철씨 인맥으로 분류했으나 새정부 출범후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의 천거로 공안부장에 발탁된 이후 이른바 '신공안'을 주창했다.

그는 공안의 총수로 있던 1년3개월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의 어렵던 시기에도 불구, 서울지하철 파업 등 잇따른 노사분규를 무난히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를 발판으로 지난 6월 검찰 인사때는 '검찰의 꽃'이란 서울지검장 후보에도올랐다.

그러나 비 법대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에 늘 자신의 공을 내세우는 과시욕이 있었던데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노사분규를 자신의 출세를 위한 도구로 삼은 것이 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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