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여중 만화동아리 '이카루스'

입력 1999-07-29 14:16:00

'서툰 솜씨지만 사 주신다면 이웃돕기에 쓰겠어요'

월배여중 만화동아리 '이카루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그려온 작품들을 묶은 일러스트집을 판매, 수익금을 난치병으로 투병중인 대곡중 김택수 학생에게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집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엉성하지만 동아리 회원 19명이 저마다 소재와 주제를 정해 그려낸 것들이라 볼거리로 충분하다는게 주위의 평가. 35권을 찍어 학교 친구들에게 1천200원에 팔았다. 누가 살까 걱정도 했지만 나중에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동아리회장 우소이양은 "처음에는 그냥 나눠주려고 했는데 학교에서 택수 돕기 운동이 계속되고 있어 동참하기 위해 판매에 나섰다"며 "교장선생님의 지원금까지 받아 전달했다"고 말했다.

수익금은 모두 5만8천600원. 동아리를 지도하는 강벽규교사는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모두의 소중한 땀과 정성으로 마련된 것이라 몇십배의 가치가 담겼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일러스트집도 한 권 전해 병마와 싸우는 택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됐다.

'이카루스' 회원들은 자신들만의 방학숙제를 만들었다. 방학 동안 주제가 있는 일러스트나 삽화 등을 그려오는 것. 개학하면 곧바로 2호 작품집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역시 친구들에게 판매해 수익금을 이웃돕기에 쓸 계획.

"장래 세계 애니매이션 산업을 이끄는 주역이 되고 싶다"는 회원들은 만화를 그리는 방법 이전에 남을 돕는 마음을 먼저 배우고 있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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