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회장 징역5년 선고

입력 1999-07-27 15:22:00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이근웅 부장판사)는 27일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2년이 구형된 신동아그룹 회장 최순영(崔淳永·61)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죄 등을 적용,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와 공범으로 기소돼 징역 6년이 구형된 신동아계열사 ㈜신아원 전대표 김종은(金鍾殷·46) 피고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특경가법상 배임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대한생명 전 사장 박종훈(朴鐘勳) 피고인 등 4명에 대해서는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3년씩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최씨와 김씨에게 재산국외도피 액수인 1천964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하고 신아원의 후신인 SDA인터내셔널 법인에 벌금 1천500억원을 물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그러나 이 사건의 주요 범행은 최씨가 아니라 미국으로 도피한 고충흡씨가 주도했고 최씨는 이를수락, 위장무역을 지시·결제했으며 김씨는 단순히 업무를 집행한 한 것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진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최씨가 해외로 빼돌린 돈이 대부분 국내로 반입되긴 했지만 이는 대한생명 자금을 동원한 것이고 이로 인해 대생의 자금사정이 나빠져 경영부실을 초래하고 보험계약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피고인이 20여년간 재벌총수로 회사를 경영하면서 종교·교육계 등 사회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한 점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 변호인단은 선고직후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96년 5월부터 1년여동안 수출서류를 위조, 국내 4개 은행에서 수출금융 명목으로 1억8천500여만달러를 대출받아 이중 1억6천500여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으며, 그룹 계열사에 1조2천여억원을 불법대출하고 대한생명 공금 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4월 추가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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