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 퇴직자 직업병 주장 논란

입력 1999-07-23 15:22:00

섬유업체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소음과 유해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희귀성 암과 각종 피부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보상을 요구, 직업병 여부를 두고 회사측과 논란을 빚고 있다.

경북 칠곡군 석적면 (주)동국합섬에 다니던 정희양(36)씨는 지난 2월 경북대병원으로부터 외이도선암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은 뒤 오른쪽 귀와 신경조직, 우뇌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정씨는 수술 과정에서 우측 턱뼈 관절부위와 시신경, 혀신경 일부를 상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로 지난달 퇴직했다.정씨는 스판덱스를 제조하는 동국합섬 2공장에 배치된 지난해 10월 이후 붉은 반점과 함께 가려움증을 동반한 종기가 발생, 피부병과 편두통, 무기력증 등에 시달려왔다며 직업병에 대한 회사측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또 지난 91년 이후 근로자들 사이에서 동종의 피부병이 다수 발생했으며 지난 2개월여 동안 10여명의 근로자들이 피부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정씨의 피부질환을 1차 검진한 구미중앙병원은 '디메틸아세트아미드가 원인인 것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동국합섬측은 근로자들의 피부질환 발병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발병자 수는 정씨의 주장 만큼 많지 않다고 반박했다. 동국합섬 관계자는 "입사때부터 난청 증상이 있었던 정씨는 문제의 2공장에서 3개월 밖에 일하지 않았고 소음 및 화학약품과 암과의 인과관계도 불명확해 직업병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구미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정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내는 등 산재 관련절차를 밟을 경우 직업병 여부에 대해 정밀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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