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숨고르기

입력 1999-07-22 15:00:00

여권의'2여+α '신당창당 구상이 일단 물밑으로 잠복했으나 국민회의의 전국정당화 행보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집권 이후부터 가시화된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한나라당 측의 반발 등으로 주춤했으나 내년 봄 총선정국을 앞둔 당 체제 정비작업과 맞물리면서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독자적으로라도 정계개편 작업을 계속 추진함으로써 합당 등 신당창당에 소극적인 자민련측을 설득.압박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할 수도 있다.

전국정당화 구상이란 정치권을 비롯, 사회 각계의 비호남권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게 골격으로 결국 호남당 이미지를 탈색시키는 쪽으로의 세 불리기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야당과 무소속 의원 10여명을 포함, 재계 및 학계 시민단체 주요 인사 100여명을 대상으로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당직개편에서 총재권한대행에 대구출신의 이만섭(李萬燮)전상임고문을 포진시키는 등 당내 영입의원 다수를 주요 당직에 임명한 것도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은 주공략 대상으로 영남권 쪽에 치중했던 데서 탈피, 수도권과 강원권 등으로 옮겨가는 조짐을 보이는 등 변화도 일고 있다.

실제 당내 주요 창구역인 한화갑총장은 21일 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여권 합류설에 거명되는 강릉출신의 조순(趙淳) 한나라당명예총재와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입당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의 같은 당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도 지난달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비밀리에 두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와도 회동, 정계개편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당은 영입 행보가 순탄하게 추진될 경우 내달말 쯤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총선을 겨냥, 창당에 버금가는 행사로 치르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전국정당화가 결국 국민회의로선 사실상의 신당작업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도체제도 전면 개편, 비호남권 인사들을 적극 내세운다는 것. 당 대표감으로 대구.경북권에선 이총재권한대행의 유임설과 함께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부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8월 전대 계획은 자민련과의 합당 구상에 가시적인 진전을 보일 경우 연말 쯤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徐奉大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