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안 전면수용 당내반응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가 21일 특검제와 관련, 여권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자 이를 놓고 당내 반발이 일고 있다. 이총재의 특검제 전격수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일부 의원들은 "이제와서 여권의 특검제 제안을 수용하는 배경이 뭐냐"고 의아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종 의혹사건들이 돌출, 한나라당이 정국운영의 주도권에 가까울 때는 강경 일변도로 거부하다가 개헌유보와 신당창당설 등으로 정국상황이 어려워지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이들은 "이총재와 당 지도부가 '특검제 전면도입과 옷사건 국정조사 포함'을 당론이라고 주장하다가 아무런 해명없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은 공당의 지도부가 취할 행동이 아니다"고 비난하고있다. 게다가 "상황이 좋을 때는 막무가내식으로 여권을 몰아치다가 상황이 조금 불리하다 싶으니까 하루아침에 굽혀 버리는 식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이총재와 당 지도부의 결정을 공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총재와 측근들은 "한정적 특검제도 우리가 따낸 것이며 여권안의 수용을 우리 당의 양보로 보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입장선회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어 당내 반발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총재의 특검제 여권안의 전격 수용은 자칫하면 특검제가 날아갈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나온 절박한 선택. 임창열 경기지사부부 구속 이후 조성되고 있는 사정 분위기와 내각제 유보 및 신당창당설의 회오리 속에 특검제 불씨가 완전히 꺼질 수도 있다고 본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이 파업유도 의혹사건 자체 수사에 착수, 자칫하면 특검제를 실시해야 할 명분마저 잃고 만다는 분석도 전격수용에 한 몫을 했다.

이총재가 21일 당무회의 서두에서 특검제 수용을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한나라당의 대여 투쟁방식에 비판적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의원은 "입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해 달라"며 "공개석상에서 밝히지 못할 사정이 있느냐"고 이총재를 몰아 세웠다.

徐泳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