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불량소방차' 피해 우려

입력 1999-07-22 14:57:00

소방장비 도입을 둘러싼 뇌물거래로 성능이 떨어지는 소방장비가 대량 구매됐다는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되면서 대구지역 상당수 소방장비도 성능불량, 고장 가능성 등으로 인해 인명구조나 재난대처 과정에서 예상 밖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구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96년 이후 도입된 화재진압차량 등은 모두 41대로 이 가운데 소방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입건된 ㅅ자동차(23대)와 ㄴ자동차공업(6대)이 29대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대구지역 일선 소방서 직원들은 최근 도입된 고가사다리차 등 소방장비가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 한 소방서 장비담당직원은 "90년대 중반 이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조립한 차량이 도입되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거 도입됐던 차량에 비해 작동속도가 느리고 불편한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실제 검찰 조사결과 강원소방본부가 지난해말 이들 업체로부터 도입한 고가사다리차 2대가 갖가지 고장을 일으켜 1대는 창고에 있는 상태며 다른 1대도 정비공장에서 수리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다른 소방서 직원은 "소방장비는 인명이나 국민 재산피해와 직접 연관된 만큼 유사시 고장가능성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가격보다는 품질 위주로 도입하되 도입과정을 엄격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구에서 도입한 장비는 사소한 고장이 가끔씩 발생할 뿐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행자부가 지난 2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소방장비 납품비리의혹을 제기하자 자체감사를 벌이고도 이런 문제점들을 지적하지 않은 점을 중시,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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