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내각제개헌 유보에 대해 반발해 온 자민련은 신당 창당설이 보도되면서 기정사실화되자 벌집을 쑤신듯 격앙된 분위기였다.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총리직 사퇴의사까지 비치는 등 극도의 불쾌감을 표시한 것도 이같은 당 안팎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여권핵심의 '신당창당 움직임'에 대한 충청권 자민련의 불만은 21일 저녁으로 예정된 대전시지부 후원회 행사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적지않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내각제개헌 유보에 대한 충청권 민심을 확인한 대전지역 자민련 의원들이 후원회에서 '공동정권 철수 불사'를 외치며 연내 내각제개헌 관철을 주장하고 나설 경우 다시 원점에서 꼬일 가능성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충청권 의원들은 신당창당론에 대해 "신당은 무슨 신당"이라며 흥분했다. 김용환수석부총재와 이인구부총재는 "연내 개헌이 유보됐을 때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원범의원 등 다른 충청권 의원들도 "자민련 의원 대부분이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대꾸했다.
○…신당창당설이 기정사실화된 데 대해서는 김총리 측이 먼저 격노했다. 김총리는 20일 오전 일부 조간신문을 통해 DJP 회동사실이 보도되자 이를 부인하다 청와대와 박태준(朴泰俊)총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총리공관으로 들어가 버렸다.
총리실과 자민련 주변은 하루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김총리는 곧바로 총리공관에서 총재단회의를 소집했다. 청와대 측은 오후 늦게 DJP 회동사실을 공식확인하면서 신당창당설을 기정사실화하려고 했으나 김총리 측의 반발기류를 감지하고 두 차례나 김중권비서실장을 공관으로 보내 진화에 나섰으나 김총리의 노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김총리의 이같은 대응은 일단 확산되고 있던 '신당창당론'에 대한 제동이었다.
총리공관에서 열린 총재단회의는 내각제 연기와 신당창당설에 대해 김총리가 입장을 밝히고 참석자들이 각기 의견을 개진하면서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총리는 "안팎에서 이러면 나는 설 곳이 없다"며 "총리직을 그만두고 철수하겠다"며 총리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숙소로 들어가 버렸다.
남은 당직자들은 박총재 주재로 구수회의를 갖고 김총리의 총리직 사퇴를 만류하면서 '신당창당은 안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DJT 3자 회동에서 내각제 문제의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지난 17일의 DJP 회동 내용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회동은 김대통령이 김총리 부인 박영옥여사의 생일 축하 식사자리였고 장소는 워커힐 빌라.
김총리는 우선 "일단 대통령 발의로 연내 내각제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합시다고 했더니 대통령은 안될줄 뻔히 알면서 하면 국민을 속이는 일이니 안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총리는 "대통령이 '통합을 하자'고 제안하길래 나는 '양당 3역 모임을 통한 당 대 당 차원에서 논의해 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총리는 "내 말뜻은 완곡한 거절의 의미였다"고 덧붙였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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