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을 읽는 즐거움은 명승지를 찾아가는 것 만큼 즐겁다. 고려시대부터 현대까지 금강산에 대한 명기행문 10편을 묶은 '금강기행문선'(작가정신 펴냄)은 명문과 명승지가 어우러진 책이다. 편저자는 한국항공대 윤석달교수와 고려대 이남호교수옛 글을 오늘의 문장으로 되살려낸 이 책에는 최초의 금강산 기행문으로 평가되는 고려말 학자 이곡의 '동유기'에서부터 생육신의 한사람인 남효온의 '금강산유기', 조선조 고종때 명문장가 이상수의 '동행산수기' 등이 실려 있다. 또 춘원 이광수의 '금강산유기'와 한설야의 '금강산유기', 소설가 정비석의 '산정무한'까지 모두 10편이 담겨 있다. 이 기행문에는 또 다른 금강산이 탄생한다. 같은 금강산이라도 계절에 따라, 보는 이에 따라 조금씩 모습을 달리하는 금강산이 존재한다. 눈 밝고 마음 밝은 이들이 본 금강산을 통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나 놓쳤던 것들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원문이 가진 명문의 향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다듬어낸 이 글은 명문에 대한 기준이 날로 흐려지고, 옹졸한 문장들이 판을 치는 세태속에서 명문의 기품이 어떠한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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