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선단식 구조 해체 독립 연합체 구상

입력 1999-07-20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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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규모 78조여원(올 4월 자산기준)으로 재계 서열 2위인 대우는 어디로 갈 것인가.

한성실업 부장 출신인 김우중(金宇中)씨가 지난 67년 3월22일 서울 충무로1가 동남도서빌딩 3층의 열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대우실업으로 출발한 대우그룹은 창사32년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대우는 그룹의 생존을 위협해온 단기성 여신의 상환을 연장하고 신규 여신을 얻는 조건으로 그룹 경영 정상화 후 김우중 회장의 퇴진, 자동차부문과 (주)대우 중심의 전문기업의 길을 선택했다.

또 김회장의 자택을 제외한 전 재산과 각 계열사의 지분중 담보로 잡히지 않는 나머지 지분을 전량 담보로 제공했으며 올 연말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채권단이 이 담보를 임의로 처리해도 된다는 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다시말해 연말까지 구조조정 일정에 문제가 생기면 김 회장은 퇴진해야 하며 대우는 채권단의 판단에 따라 별개의 개별 기업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

대우로서는 이번에 채권단에 요청한 4조원대의 신규 여신과 단기성 기업어음 여신의 만기 연장에 성공하고 대우전자, 대우조선 매각에 성공하게 되면 다시 한번 위기를 탈출해 자동차·무역 전문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구조조정에 성공할 경우 = 대우 관계자들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만 극복되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4조원의 신규 여신으로 단기성 여신을 상환, 자금난에 숨통을 틔우면 이미 양해각서를 교환한 대우전자, 일본 기업과 협상중인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매각 등 지난 4월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현재 22개인 계열사를 올 연말까지 9개로 줄일 수 있다는 것.

대우가 남기려는 9개사는 대우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 대우통신, 대우캐피탈등 자동차 관련 4사와 (주)대우, 대우증권, 경남기업, 대우중공업, 대우개발이다.

김회장은 부평에 상주하면서 대우자동차 경영정상화에 전력을 투구해 대우차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2, 3년뒤인 2001년이나 2002년께 대표이사 회장 등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대우는 내년 이후에는 이들 9개사중 자동차부문과 (주)대우를 제외한 대우증권, 대우중공업, 경남기업, 대우개발 등 4개사의 경우는 계열분리를 추진할 방침이다.대우가 그리는 모델은 일본의 대기업 형태. 특정 대주주가 없이 전문경영인들이 경영하는 '독립 연합체'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현재 598개인 해외지사, 법인 등도 대우 브랜드 아래서 독립기업으로 경영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구조조정에 실패할 경우 = 올 연말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게되면 대우는 그룹 해체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중 대우전자, 대우조선 등 30여건을 통해 11조원 이상의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비율 200% 이내 감축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대우의 앞길은 채권단이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19일 발표에서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대우증권, 대우캐피탈 등 각 계열사의 미담보 지분과 한미은행 지분 등 모든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올 연말까지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 채권단이 알아서 처리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김우중 회장도 자신의 보유주식, 자택을 제외한 부동산 등 모든 재산(1조3천5억원 상당)을 담보로 제공했다. 경영권과 소유권을 최악의 상황에는 포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는 대우그룹이 공중분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채권단 일각에서는 대우가 채권단의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어려운상황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경우 주력인 대우자동차 까지도 연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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