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아 로버츠 주연의 스릴러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도망친 아내를 추적하는 남편의 테마음악이 바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그중에서도 마지막 제5악장 '마녀의 밤잔치의 꿈'이다. 죽음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와 서서히 좁혀 들어오는 관악기들의 무거운 합주. 추적자가 가까이 있음을 암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1845년에 출판된 '환상교향곡' 악보에는 다음과 같은 표제가 붙어 있다. "사랑에 번민하던 젊은 예술가가 마침내 아편을 먹고 죽으려 했다. 그러나 약의 분량이 적어 깊은 잠에 빠지게 되고, 그 꿈속에서 예술가의 사랑이 재현되나 무서운 결말을 맞게 된다". '예술가'의 실제 주인공은 물론 베를리오즈 자신이다. 제1악장 '꿈-열정', 제2악장 '무도회', 제3악장 '전원의 풍경', 제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 제5악장 '마녀의 밤잔치의 꿈' 등 친절한 표제가 상상을 돕는다.
수많은 레코딩이 나와있지만 그중 바스티유 오페라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정명훈이 지휘한 앨범을 추천한다. 함께 수록된 '메타 볼'(앙리 뒤티외 곡)이 납량음악으로서는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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