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벨드 "얄미운 18번홀"

입력 1999-07-19 14:28:00

128번째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의 주인공은 마지막 18번홀이 만들어 냈다.첫번째 분수령은 저스틴 레너드의 18번홀 공략.

당시 선두 장 반 데 벨드에 2타 뒤져있던 레너드는 18번홀에서 세컨샷을 그린앞의 시내(일명 배너 본)에 빠트리는 바람에 보기를 해 6오버파 290타로 경기를 마감했다.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반 데 벨드는 레너드의 보기로 3타차로 앞선것을 확인하고는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한다'며 방심, 마지막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렸다.

반 데 벨드의 드라이버 티샷은 그린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코스 중앙의 짧은 러프에 떨어졌다.

2온이 무난한 지점이었지만 반 데 벨드의 세컨샷은 방향이 오른쪽으로 틀어지며 그린 옆에 설치된 관중석을 맞고 워터 '배너 본' 뒤편 갈대숲 러프지역에 빠지고 말았다.

더블보기까지는 여전히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 반 데 벨드는 회심의 3번째 샷을 날렸지만 아이언이 러프에 말리는 바람에 거리가 짧아 볼은 워터해저드로 들어갔다.1벌타를 먹고 날린 5번째 샷은 그린 옆 벙커에 빠졌고 반 데 벨드는 결국 이 홀에서 6온-1퍼팅으로 트리플보기를 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금세기 최고의 해프닝으로 기록될 반 데 벨드의 18홀 트리플보기가 바로 승부의 두번째 분수령이었다.

승부의 3번째 분수령이자 로리 우승의 하이라이트는 연장전 마지막 역시 18번홀.바로 직전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반 데 벨드, 레너드에 1타 앞선 로리는 상대에 부담을 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렸고 이 볼은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반 데 벨드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레너드의 드라이버 티샷도 페어웨이에 안착, 로리와 레너드의 아이언샷 싸움으로 우승자가 가려질 상황이 됐다.

그러나 그린으로부터 로리보다 멀리 떨어져 먼저 샷을 한 레너드의 세컨샷은 이번에도 '배너 본'으로 빨려들어갔고 수 만의 고향 관중들은 로리의 우승을 확신, 환호성을 질렀다.

로리는 결국 연장전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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