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TJ 친정체제로 급속 재편

입력 1999-07-17 14:53:00

내각제 개헌 유보 파문 끝에 내각제 강경파들이 퇴조를 보이면서 자민련은 박태준(朴泰俊)총재 친정체제로 급속히 굳어지고 있다.

당내 내각제 강경파의 수장인 김용환수석부총재가 16일 당직 사퇴를 선언하고 당을 떠나 총재단회의에도 이제 이인구부총재만이 유일하게 '반TJ파'로 남았다.16일 당 내분의 수습의 계기가 된 총재단회의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역력했다. 15일 귀국과 동시에 총리와 김부총재를 잇따라 만나는 등 동분서주했던 박총재는 당직 사퇴서를 제출한 김부총재를 만류하면서도 당 3역에는 내각제 개헌 유보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김부총재 측근인 이부총재가 "양당 3역이 협상팀이 되는 것은 어디서 결정된 것이냐"고 대들자 "총리,나 그리고 대통령이 결정한 것"이라며 면박을 줬다.

박총재는 이어 공휴일인 17일에도 국민회의 이만섭총재권한대행을 만나 양당 3역을 협상창구로 하기로 한 내용을 전하고 협조를 구했다.

박총재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당 운영에 대한 자신감의 회복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박총재는 충청권 붕당 형성 때문에 당 운영에 애로를 겪어 왔다. 심지어 자신이 결정한 사무처 구조 조정안은 3주째 서랍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박총재가 지난 11일 방일길에 올랐던 것도 표면적으로는 건강진단이 이유지만 속내는 꼬이기만 하는 자신의 위상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박총재는 일본에 도착하자 마자 측근들에게 "전쟁이 나도 보고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경을 비쳤다고 한다.

그런 박총재의 기력 회복은 김종필총리에 반기를 든 내각제 강경파의 목소리가 잦아든 것도 원인이지만 박총재의 자생력도 만만찮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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