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 망원경 '찬드라'20일 발사

입력 1999-07-15 14:00:00

광활한 우주공간으로 인류의 시야를 넓혀준 천문학 발달의 첨병이라 할 망원경은 앞으로 얼마나 더 발달하게 될까. 망원경은 1608년 네덜란드의 안경사 한스 리페르셰이가 우연히 발명했다.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조합한 굴절망원경은 천문학자 갈릴레이와 케플러를 거쳐 현재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또 1668년 뉴턴은 청동을 갈아만든 오목거울을 이용해 반사망원경을 만듦으로써 반사망원경의 아버지가 됐다.

망원경의 계속적인 발전은 종전 가시광선에 그치던 관측 한계를 전파, 자외선, 적외선은 물론 X-선, 감마선으로 확대시켰다. 또 지난 90년 허블망원경이 발사됨으로써 인류의 관측지는 대기권 밖으로 진출하게 됐다. 이로써 인류가 바라보는 우주의 변방도 훨씬 넓어졌고, 인터넷을 통해 허블의 최신 사진을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현재 천문학계는 우주관측 한계를 극복할 또 하나의 망원경 등장에 흥분하고 있다. X-선 관측용 망원경 '찬드라'가 오는 20일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에 실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기 때문. 공교롭게도 7월 20일은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디딘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찬드라는 지금껏 발사된 X-선 망원경 중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것.

찬드라는 NASA(미항공우주국)가 추진중인 4개의 거대망원경 발사계획 중 하나다. 첫번째 망원경은 가시광선 관측용으로 지난 90년 발사된 허블망원경이며, 이듬해 감마선 관측용 망원경 콤프턴이 발사됐다. 세번째 망원경 찬드라에 이어 NASA는 2001년 우주공간의 열 발생원 추적을 위한 적외선 관측용 망원경을 궤도상에 띄울 예정이다.

찬드라는 태양계내 혜성부터 미지의 천체 퀘이사까지 다양한 천체가 방출하는 X-선을 관측한다. 과학자들은 찬드라가 보내온 자료를 통해 암흑물질의 성질과 위치, 외부은하의 폭발 원인, 우주의 구조와 진화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찬드라의 첫 관측임무는 카시오페아자리에 위치한 초신성 폭발.찬드라의 발사는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당초 지난해 8월 발사 예정이던 것이 발사 로켓의 결함 문제가 불거지며 한때 무기한 연기 위기까지 맞았던 것. 문제의 로켓은 미 국방성이 자랑하는 군사용 중화물 운반 로켓인 타이탄 4호. 지난해 8월 첩보위성을 궤도로 운반하던 중 발사 1분만에 폭발한데다 지난 4, 5월 미사일 경보위성과 군사용 통신위성 운반시에도 사고를 내 값비싼 위성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말았다. 타이탄 4호는 콜롬비아를 쏘아올릴 로켓과 같은 종류. 때문에 최근까지 콜롬비아 발사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였다. 현재 미공군과 NASA는 문제가 완벽히 해결돼 재발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는지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어 과연 15억달러짜리 찬드라 망원경이 순조롭게 제궤도에 진입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한편 지상에 설치된 천체망원경 역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하와이 군도내 마우나키아섬 정상에서 열린 '제미니 노스 천문대' 개막식에서 지금껏 지상 망원경으로는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한 적외선 천체사진들이 공개됐다. 새로 건립된 제미니 노스 천문대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이 사진의 선명도는 3천2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자동차의 좌우 헤드라이트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 북반구 하늘을 관측하는 제미니 노스(North)와 쌍둥이(Gemini)격인 제미니 사우스(South)는 현재 남미 칠레에서 건설 중이다.

구경 8m의 단일렌즈 광학망원경으로 촬영한 적외선 사진의 경우 오히려 허블망원경보다 더 선명하다는 것. 이같은 섬세한 천체 사진물은 앞으로 별이나 행성의 생성과정, 우리 은하 및 외부 은하의 구조, 우주의 나이와 진화 등에 관한 비밀을 풀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미니 노스는 2000년 중반부터, 제미니 사우스는 그보다 1년 뒤부터 본격적인 과학 탐사를 시작하게 된다. 아울러 제미니를 통해 입수된 정보는 앞으로 보다 빠르고 정밀한 차세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이밖에 머나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Neutrino)를 관측하는 특수망원경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성미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소립자로 다른 입자와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광활한 우주를 그대로 통과한다. 때문에 중성미자 망원경을 사용하면 빛이나 전파로 관측 불가능한 천체의 내부 운동까지 볼 수 있다. 현재 인공 땅굴을 파고 5만t의 물을 저장해 중성미자를 잡아내는 일본의 슈퍼 카미오칸데, 남극 빙하에 뜨거운 물을 붓고 지하 1천m 깊이에 검출기를 심어놓은 미국의 아만다, 그리스 앞바다에 검출기를 늘어놓는 네스토어, 바이칼호 해저에 검출기를 설치하는 바이칼프로젝트 등이 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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