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문제 있으면 은퇴

입력 1999-07-14 15:22: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4일 세풍사건 수사와 관련, "대선자금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정치권을 떠나겠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문제가 밝혀진다면 대통령직을 그만 두어야 한다"고 주장, 정국 경색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자금과 관련,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대선자금 공개는 "여·야 모두 진솔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일방적인 공개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김대통령 비자금 사안은 대통령이 관계된 만큼 특검제를 도입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세풍사건 재수사는 각종 의혹사건으로 민심을 잃은 여권의 국면 전환용 역공"이라며 "장외투쟁과 정권퇴진 운동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이영일 대변인은 14일 당 8역회의 후 "세풍사건 수사는 대선자금 전체의 수사가 아니며 대선자금은 선거법상 시효가 끝났고 이에 대한 수사는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하지 않는다"며 "다만 공권력을 이용한 불법모금 사건은 시효가 남아 수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총무 접촉을 가질 예정이나 이총재의 강경 선언으로 당분간 국회 파행운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국민회의 박상천총무는 이날 총무접촉에서 민생 현안인 추경안과 특검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국회 회기를 28일까지 연장할 것을 한나라당에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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