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더위가 시작된다. 아스팔트를 눅진하게 녹이는 맹렬한 태양, 파김치로 만들어 버리는 열대야, 후텁지근한 장마철의 습기…. 여름은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다.
여름나기 '공포특급'을 마련했다. 으스스한 공포 작품들을 통해 잠시나마 더위를 잊어보려는 생각에서다. 연극을 시작으로 음악(19일자) 영화(21일자) 문학(26일자) 미술(28일자) 분야가 이어진다.
〈편집자 주〉
납량물이 그리운 때. 관객을 오싹하게 하는 공포물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넘쳐난다.
그러나 '공포'는 TV나 영화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젊은 연출가들의 모임인 '혜화동 1번지'는 15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의 극장 '혜화동 1번지'에서 공포연극제를 마련한다. 시각과 청각은 물론 촉각과 후각까지 동원한 생생한 공포무대. 한여름밤의 소름끼치는 공포세계를 가본다.
15일부터 8월 1일까지의 1탄 무대는 '꿈'(귄터 아이히 극본·김광보 연출), '귀신의 똥'(박근형 극본·연출), '다림질하는 사람'(손정우 극본·연출)이 장식한다. 세작품이 연달아 공연되는 형식. 러닝타임은 약 2시간.
'꿈'은 독일의 대표적인 작가 귄터 아이히(1907~1972)의 '환상특급'을 연상시키는 옴니버스극. 원래 5개의 악몽으로 구성돼 있으나 이중 2개의 악몽을 선보인다. 라디오 방송극으로 쓰인 작품이어서 특히 청각적 공포감이 뛰어난 작품.
'귀신의 똥'은 '만득이 시리즈'류의 풍자극. 신문지에 싸서 버린 귀신의 똥을 거지가 먹어치우자 자존심 상한 귀신이 거지와 그 가족의 주위를 맴돌며 괴롭힌다는 내용.
'다림질하는 사람'은 현대인의 집착에 대한 공포를 그린 작품. 좁은 세탁소에서 다림질만 반복하던 사내가 한 여자에게 광적으로 빠져들지만 그녀가 고독을 채워주지 못하자 결국 살해하고 만다는 줄거리. 그녀의 주검을 다림질하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는 공포심의 극점을 체험하게 된다고.
8월 5일부터는 2탄무대로 '심야특식'과 '아빠!'가 공연된다.
'심야특식'은 심야에 운전사를 유혹해 성관계를 맺고 죽여버리는 '미드나잇 스페셜'(심야특식)이란 여인에 희생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카섹스 세태를 '전설의 고향'식 공포극으로 재현해 놓은 작품.
'아빠!'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바탕에 깔고 있는 작품으로 잠재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살부'(殺父)의 욕구를 주인공의 의식 흐름에 따라 그려내고 있다.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진행하는 아버지의 장례식, 갑자기 나타난 목격자 여인, 어머니에 대한 묘한 감정 등 주인공은 이상한 사건과 인물속에 휩싸이게 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금·토·일요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토요일에는 밤 12시 심야공연이 이어진다. 제야나 성탄절 이브가 아닌 장기간의 주말 심야공연은 국내 연극계에선 초유의 일. 문의 02)764-3375.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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