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누스티(영국)] 브리티시오픈 '죽음의 코스'

입력 1999-07-14 14:31:00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들이 제128회 브리티시오픈 대회장인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골프장에서 오금을 펴지 못하고 벌벌 떨고 있다.

방향과 강도를 가늠하기 힘든 바닷바람,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면 탈출이 거의 불가능한 허리춤 높이의 갈대숲 러프, 벙커턱의 높이가 1m는 족히 넘는 '항아리형 벙커(pot-bunker)'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어니 엘스(남아공)는 13일(한국시간) 연습라운딩을 마친 뒤 "어떻게 이런 코스가 조성됐는지 믿기지 않는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난코스"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엘스는 "4오버파만 칠 수 있어도 성공적일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도 커누스티와 같은 해변코스는 없을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페인의 세베 바예스테로스는 커누스티골프장을 한 마디로 '살인적'이라고 표현하며 "75년 바로 이 코스에서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했는데 올해는 그 때보다 코스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홈필드 영국의 정상 탈환 선봉장인 콜린 몽고메리도 "바람이 불어닥치면 결과는 실력보다 운에 맞겨져 복권이나 다름없어 질 것이다. 이같은 조건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침착함"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대서양을 건너온 타이거 우즈는 비교적 코스 조성에 만족한 모습이다.

우즈는 연습라운딩을 마친 뒤 "내 경기스타일에 꼭 맞는 훌륭한 코스"라며 만족을 나타냈다.

스코틀랜드 북동해안에 위치해 북해의 찬바람이 매서운 커누스티골프장은 총연장 7천361야드로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8개 코스 가운데 가장 길면서도 파 71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14일(한국시간) 확정, 발표한 대회 1, 2라운드 조편성에 따르면 엘스는 오메라, 스페인의 세베 바예스테로스와 같은 조로 15일 오후6시15분 1라운드를 시작한다.

엘스조 바로 앞에서는 99US오픈 우승자인 페인 스튜어트가 닉 프라이스(짐바브웨), 스펜 슈투루페르(독일)와 경기한다.

현지 도박사와 전문가들로부터 우승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로 꼽히는 우즈는 우스남, 크레그 페리(호주)와 같은 조로 묶여 밤 10시5분 1라운드를 시작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출전하는 최경주는 듀발조에 바로 뒤이은 8시15분, 첫 출전인 김종덕은 오후 8시35분 1라운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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