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년 대구경제 어떻게 달라졌나(4)

입력 1999-07-13 15:23:00

지역 경제의 위기 탈출과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아주 긴요하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시장경쟁을 활성화시켜 지역 경제의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고 생산기능 및 경영 노하우의 이전을 통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문희갑대구시장은 민선시장에 취임하면서 이른바 세일즈 시장을 표방하고 외자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투자유치전문가 채용 및 외국인 투자상담실을 설치하고 미국, 일본 등지에 투자유치사절단을 파견했다.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지방세 감면조례를 개정하는 등 투자여건 조성에도 힘을 쏟았다.

그러나 대구지역의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기업간의 민간부문을 보면 지난 96년이 4건 84만 달러, 97년이 2건 1천만 달러, 98년이 10건 9천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6월말 현재는 8건 680만달러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모두 24건 1억964만 달러로 1건당 평균 457만 달러다. 투자국별로는 일본,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기대이하라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 시각이다.

대구시쪽의 유치실적은 더 나쁘다 못해 실적이 전무하다. 대구시는 지난해 낙동강변도로와 용산·만촌지구 시소유 토지 등 17건을 중점 투자유치 물건으로 선정,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지만 이 가운데 한 건도 성사된 것이 없다.

대구종합물류단지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투자유치를 위한 로드쇼를 벌였지만 아직까지 한 곳도 투자의향을 타진해 온 곳이 없다. 내부수익률이 16.6%에 이른다는 설명을 듣고도 투자규모(7억달러)가 너무 커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금회수기간이 긴데다 외국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대구에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대구시는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 준비를 잘 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유치에는 실패, 대구 홍보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시가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높은 공장용지 분양가, 외국인 거주 생활환경 미비 등 투자유치환경을 고쳐나가는 것이 더 급선무였다. 유치활동에 앞서 유치기반을 다져놓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단 분양가를 예로 들어보자. 최근 삼성전자를 유치한 영국 '윈야드 첨단기술단지'의 분양가는 평당 5천원이었다. 싱가포르 '베딕공단'이 평당 3천원, 미국 '오스틴'이 6천원 선이다. 그러나 대구지역의 경우 성서공단이 평당 59만원선에 분양되는 등 공단분양가가 너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외자유치를 한다는 것은 발상의 전제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가능케한다.

대구공항 국제공항화도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과제중 하나다. 대구-부산-오사카간 1개 노선만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학에 능통한 인력 부족, 지역 특급호텔의 시설낙후 등도 외국인 투자 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월 대구지역 외국인 투자기업협의체인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에서도 이같은 문제점들을 제기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자녀교육문제로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석희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지역개발실장은 "수도권과 대구·경북은 여건이 너무 다르다. 투자희망자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야한다. 신기술 도입 등 경쟁력 제고와 고용유지에 초점을 두고 자치단체와 상공단체가 마스트플랜을 작성, 기획유치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洪錫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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