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어릴적에 한번쯤은 서부영화에 나오는 '노름판'을 선망의 눈길로 바라봤던 기억이 날 것이다. 시가를 느긋하게 꼬나물고 포커를 귀신처럼 재빠르게 나누는 솜씨하며 미녀와 거액의 판돈 등등…. 어린 마음에도 여간 멋진게 아니었고 또 얼마나 부러워 했던 장면들인가.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국 '라스베이거스'행(行) 도박 행각이 그치지를 않는다. 마치 어릴때 봤던 서부극의 주인공이라도 되는양 끊일만 하면 또 계속하고 하더니 급기야는 미국의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지에 한국인의 원정 도박실태가 보도됐다. 한국인들은 보통 1천달러만 걸어도 큰손으로 불리는 바카라게임에 10만달러씩 거는 만용을 부려 '고래'라는 별명까지 들었고 어떤 사람은 3일간 700만달러(84억원)를 잃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들 도박꾼들은 한번 노름에 빠지면 평균 33시간 33분동안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니 참 엔간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부유층들의 도박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97년 한해동안 3천여명이 700여만달러를 해외 도박으로 탕진했다는 공식 집계가 나와있지만 불법으로 유출된 외화 등을 감안하면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IMF가 엄습한 이후에도 오히려 해외도박은 더욱 성행, 성실한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도박중독증의 경우 강박감이나 우울증, 불안증 및 성격장애자들이 빠져들기 쉽다. 이들 중독증 환자들은 주위의 재산을 거덜내고 끝내 자살이나 교도소행을 택하곤 한다. 때문에 통계상 전체 인구의 1~3%(우리는 3~5%)가 도박중독증에 빠져있다는 미국의 경우 정신과 의사들이 진단분류표(DSM)에 의거, 이들을 정신병 질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한다. 우리도 고질적인 이들 노름꾼들을 법정에 세우기 보다 차라리 정신병원 치료를 받게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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