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일어난 화재는 그 자체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최근 공직사회에 만연된 총체적 기강해이가 투영됐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화성의 씨랜드화재 참사가 바로 엊그제 일로 아직 채 마무리도 안된 시점에 행정부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청사에서 불이 났다는 건 재발방지대책이 얼마나 허구였고 입으로만 외친 탁상행정이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근 30년이 된 청사건물에 화재경보기가 먹통이고 스프링클러 시설조차 없었다는건 외국 정부가 알까 정말 두렵기까지 한 우리의 치부중의 치부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하고도 민간시설의 소방시설을 어떻게 채근질 할 수 있을건지 정말 한심스럽다. 또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합동으로 조사한 화인으로 직원 책상아래에 있던 선풍기 과열로 인한 것이라고 밝힌 것에 반발, 누전이라고 극구 반발하고 있는 청사 직원들의 태도는 '문책 모면'을 위한 그야말로 소아병적인 작태로 실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행태이다. 자기 청사에 불이 났으면 우선 중요서류부터 챙기는 등 국정수행에 차질이 없느냐부터 살피는게 우선이다. 일단 사태수습후에 나름대로 원인을 추측 해보는게 순리요 순서이다. 일단 아니라고 부인부터 하는 이 사고가 바로 오늘날 우리공직사회의 합리성이 결여된 갖가지 병폐를 낳는 근본 원인임을 우리는 이번에 발견할 수 있다. 모든 행정의 문제점들을 이런식으로 처리해왔으니 행정에 일관성을 기대할수 없는 것이다. 씨랜드화재참사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합리성이 결여된 현장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 빚어낸 것이다. 공직자 자신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놔두고 타부서 하부기관에만 대고 큰소리치는 이 관행이 작금 문제가 되고 있는 공직기강해이로까지 이어지는 것도 문제가 아닐수 없다.
국가기관의 구조조정은 갖가지 로비로 결국 10% 감축이라는 미미한 실적을 보인 반면 지방정부에 대한 구조조정은 현장을 무시한 일방적 지시로 결국 반발에 부딪힌 것도 결국 자기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강해이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을수 있는 복병으로 남아있다. 그뿐인가. 검.경 갈등이 계속 불거져 나오는 것은 지칫 사회기강해이로까지 이어져 어떤 돌출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를 위험요소로 내연되고 있다. 옷로비의혹을 봉합하기 위해 만든 공직준수사항이 결국 공직자들의 조직적 반발로 이어졌고 이를 무마하느라 생계비 보조의 선심을 썼으나 그 형평성문제가 또 불거지고 있다. 근시안적인 행정이 반발을 불러 오히려 기강해이만 부추기는 꼴이 되고있다. 이번 정부처사의 화재는 단순한 불이 아니라 사회전말에 걸쳐 어지럽고 시끄럽고 불안한 요인들에 대한 경종이었다는 점을 정부는 직시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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