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빈배' 앞으로 갈길은

입력 1999-07-12 00:00:00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허주)가 지난 10일 장기간의 외유에서 귀국했다. 지난 달 22일 독일정부의 초청을 받아 출국했다가 영국 등을 둘러보고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미국과 일본을 거쳐 49일 만에 돌아왔다.

그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정치 상황이 출국 전과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당분간은 여권의 내각제 개헌 가능성 등 정치구도 변화에 관심을 갖고 지켜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랜 외유 끝에 돌아온 김전부총재는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김대통령이 표적사정을 계속하면 온몸을 던져 정치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 곧 21세기인데 과거의 문제들은 모두 털고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오는 15일의 재판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앞으로의 정치적인 처신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즉 그는 "YS가 (부산에서)나서서 그런지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나보고 확실하게 나서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이곳의 반DJ정서도 부산 못지않기 때문에 지역 민심을 확실히 대변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김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칼날을 곧추세워 내년 총선을 앞두고 TK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나라당의 내부 구도도 이회창총재 체제가 견고해진 만큼 자신이 믿을 곳은 대구.경북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 셈이다. 그는 "지역에도 몇몇 중진이 있지만 그들로선 부족하고 내가 나서야 되지 않겠느냐"고도 말했다.

내각제 개헌 여부에 대해서는 "공동여당이 국민과 약속했으니 8월말 까지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도 "JP는 자신이 쉽게 물러서면 총선에서 실패할 것으로 판단, 간단히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정국의 핵은 내각제 문제라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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