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피습 태완군 영결식-"잘 가거라..." 온 국민이 울었다

입력 1999-07-10 14:55:00

10일 오전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고 김태완(6)군의 영결식장. 김동규(35), 박정숙(35)씨 부부는 아들을 멀리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에 태완군이 누워있는 관을 붙들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가족은 물론 친척, 이웃주민들도 눈물을 흘렸고 태완군의 떠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온 이름모를 시민들도 두눈을 감고 명복을 빌었다.

어머니 박씨는 "꼭 범인을 잡도록 할게"라는 말을 연신 되뇌었으며 동생의 영정을 가슴에 안은 태우(8)군도 말없이 눈물만 흘려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영구차는 병원을 나서 대구시 동구 효목동 태완군의 집을 거쳐 대구화장장으로 향했다. 화장장으로 떠나는 마지막 길에 동네 주민들도 일손을 놓고 나와 태완군을 배웅했다.

태완군의 사망 소식은 대구시민은 물론 전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영결식을 하루 앞둔 9일 병원 영안실에는 태완군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태완군 가족과 일면식도 없는 많은 시민들이 조의를 표시했고 멀리 부산, 경남 전남 등지의 사회단체 회원들도 찾아와 조문했다.

"태완아,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아라"는 내용의 태완군 또래 어린이들이 보낸 것을 비롯, 전국에서 온 편지나 전보가 100여통이 넘었다.

직접 갈 수 없어 미안하다며 조의금을 송금한 부산의 한 시민 등 전국에서 조의금이 답지했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중년 여성은 "태완이 문병을 오지 못해 미안하다"며 조문을 한 뒤 조의금 300만원을 내고 갔다.

장의업자 노의환(44)씨는 "태완이의 마지막 길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며 자신의 리무진 영구차를 선뜻 제공했고 태완이를 치료했던 경북대병원은 치료비 300만원을 환불해 주는 등 훈훈한 마음을 전했다.

순진무구한 한 생명이 피지도 못한 채 떠났다. 이제 태완군을 숨지게 한 범인을 반드시 잡아 다시는 어린이들이 불행하게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어른들이 제몫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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