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비클거리는 군위군의회

입력 1999-07-09 15:18:00

군위군의회가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 의장 선거로 빚어진 패갈림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차기 의장을 꿈꾸는 의원들간의 경쟁 상대 흠집내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군위군의회 본회의장.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두툼한 1호봉투를 들고 입장한 박모의원이 갑자기 의장에게 자유발언권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또 한 번의 발언권 요청도 수용되지 않은 채 이날 회의는 끝났다.그러자 박의원은 "설날 떡값 문제 때문에 군민들의 불신이 높은 만큼 대군민 사과문을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남기고 휑하니 군청을 빠져나갔다. 이날 군청소회의실에서 마련된 3대 의회 개원 1주년기념 다과회도 어색한 분위기였다. 지난 설 때 의장으로부터 받은 떡값이 의장의 요구를 못이겨 의회사무과 간부의 사비인 줄 뒤늦게 알고 자신의 주머니에서 갹출한 돈에다 출장비 잔액을 보태 상환한 사실이 지난달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은 바 있는 군위군의회 의원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과오를 뉘우치기는 커녕 "누가 의회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흘렸느냐"며 유출자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박의원은 지난 5일 의회사무과 모간부로부터 호된 추궁을 당했으며, 지난 6일 이 문제 때문에 의원들간에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박의원의 '돌출행동'은 '설날 떡값' 유출자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일부 의원들에게 행태에 염증을 느꼈거나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의원들 개개인은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고 말하는 데 의회내부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된 잡음이 계속 일고 있는 것은 차기 의장선거를 의식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의원들 스스로도 의장직을 노리는 의원이 많아 사사건건 충돌이 빚어진다고 말할 정도다.

군위군의회가 바로 서려면 의원 들이 사심을 버리고 군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선거 입후보 당시의 마음을 회복해야만 가능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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