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티즌 13명 2곳서 생존게임 돌입

입력 1999-07-05 14:01:00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衣食住).그중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은 없다. 다만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집과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컴퓨터만 제공된다. 그곳에서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지난 5월초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열려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이 국내에서도 네티즌들의 지대한 관심속에 치러지고 있다.

삼성SDS의 PC통신 유니텔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성동구 옥수동 삼성사이버아파트에서 5박6일(120시간)간의 일정으로 참가자 전원이 인터넷만으로 생활해야 하는 '체험! 인터넷 서바이벌99' 행사에 들어갔다.

국내 인터넷환경을 점검하고 정보화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되는 이번 행사에는 모두 3천여명의 응모자 가운데 대학생과 주부 등 7명이 도전했다.

15평의 밀폐된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가진 것은 100만원이 입금된 통장과 인터넷환경이 갖춰진 컴퓨터 한대, 그리고 미리 지급된 수건과 휴지, 비누가 전부.

밥을 먹고 싶으면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쌀과 물, 전기밥솥 등을 주문해야 하고 우아한 식사를 원한다면 맛있는 반찬과 밥상도 따로 구입해야 하는 등 식사 한끼를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주최측이 제공한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는 이들은 또 갈아입을 속옷을 사야하는 등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해결해야 한다. 미개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필품도 구해야 하고 안락한 잠자리를 위한 침대도 사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문을 한 제품이 제시간에 도착하느냐의 문제.런던에서 벌어진 행사에서는 주문한 음식의 배달이 늦어지는 바람에 참가자 전원이 이틀간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쫄쫄 굶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허기에 지쳐 운영진에 구조요청(SOS)을 하게 되면 식사는 제공받을 수 있지만 음식값의 10배에 해당되는 금액이 청구되며 SOS를 세번 요청하면 게임에서 자동 탈락한다.

참가자들이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는지 낱낱이 추적되며 옷을 갈아입는 등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생활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따라서 친구나 가족 등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다.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삶의 질'을 향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넷으로 선물보내기, 메일 주고 받기, 라디오에 음악신청하기, 다양하게 식사하기, 사람 많이 사귀기 등이 과제로 주어졌다.

같은 물건이라도 남보다 싸게 구입하면 가산점을 얻게 된다.

SK텔레콤의 인터넷 PC통신 넷츠고도 같은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애니텔(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2명과 30대 직장인 2명, 50대 기업가 1명, 60대 교수 1명 등 6명이 참여한 가운데 4박5일(100시간) 동안 펼쳐질 '제1회 코리아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도전자들에게는 목욕가운 한벌과 수저, 1.5ℓ의 생수 2병, 10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한장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공통과제 5개와 개인과제 5개 등 총 10개의 과제가 주어졌다.

이들은 하루 2번 생활일지와 가계부를 작성해야 한다. 인터넷 활용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메모나 메일로 운영진에게 3차례까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나 찬스 1회사용시마다 신용카드 한도금액이 10만원씩 줄어든다.

행사 첫날인 1일에는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 프로야구 선수 등이 이들 행사에 특별게스트로 참여해 도전자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네티즌들과 채팅을 했으며 수많은 네티즌들도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주최측인 삼성SDS와 SK텔레콤은 행사가 끝나는 날 과제달성도와 규칙준수,'생활수준'으로 살펴본 삶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결정키로 했으며 참가자들을 위한 푸짐한 상품도 준비해 두고 있다.

---젖먹이도 생존게임 '필승'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에 태어난지 100일이 막 지난 갓난아이가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13일 자영업을 하는 이성기(李星起·29)씨와 손미숙(孫美叔·29·주부)씨 사이에 태어나 이날로 세상에 얼굴을 내민지 112일째 되는 이 한군.

한이는 삼성SDS의 PC통신 유니텔이 주최하는 '체험! 인터넷 서바이벌99'행사에 첫날부터 참여한 이씨부부의 뒤를 이어 행사 이틀째인 2일 오전 10시45분부터 아빠, 엄마와 함께 본격적인 '생존게임'에 동참하게 됐다.

이번 행사의 유일한 가족팀인 이씨부부는 처음부터 한이와 함께 참가하려 했으나 안전을 고려, 아기용품을 구입한 뒤 한이를 합류시키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씨부부는 지난 1일 오전 10시30분 주최측이 제공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수건과 식수, 100만원이 입금된 통장만 휴대한채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삼성 사이버아파트 13층 14호(15평)에 들어갔다.

이씨는 입실한지 3시간여만인 오후 1시께 한 인터넷 전문쇼핑몰을 통해 옷과 기저귀, 우유 등 육아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곧 핫라인을 통해 주최측에 한이의 입실을 요청했고 유니텔은 이씨부부의 적응력과 건강상태를 점검한 끝에 한이의 동참을 허용키로 결정한 것.

이에 따라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헤어져 하룻동안 친척집에 맡겨졌던 한이는 이날 탤런트 김소연씨에 의해 이씨부부의 품에 안겼다.

한이의 아빠인 이씨는 컴퓨터 조립판매업체인 대한 컴퓨터를 운영하며 초등학교컴퓨터 상설반 강사로 활약하는 컴퓨터 마니아.

인터넷 문외한인 아내 손씨에게 인터넷 체험기를 직접 작성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 목표라고 말하는 그는 오랜 통신경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손쉽게 필요한 용품을 모두 구입, 아들과 상봉할 수 있었다.

한편 유니텔은 이씨 가족이 함께 지내도록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제 태어난지 갓100여일이 지난 한이의 건강이 문제될 가능성이 제기될 것에 대비, 매일 두차례씩 실시되는 의사와의 화상진료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한이에게는 이날 인터넷 ID와 E-메일 주소(han313@unitel.co.kr)가 주어졌다.

---게임제작 첨단장비-자료 이용 쉬워졌다

게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시설인 재단법인 게임종합지원센터(이사장 김성현)가 지난 2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546의4 테크노마트빌딩에서 문을 열고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이 빌딩 30~35층을 쓰게 되는 게임센터는 총예산 113억원이 투입됐으며 게임제작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동장비실과 정보자료실을 갖추고 있다.

공동장비실에는 컴퓨터그래픽실, 영상편집실, 음향편집실, 모션캡처실, 3D 모델링실이 있고 게임 관련 데이터베이스 제공중심의 정보자료시스템을 파일서버와 웹서버로 운용하는 정보자료실에서는 관련 산업기술의 국내·외 동향과 마케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화부는 이 센터를 통해 게임의 기획, 설계, 제작, 전문인력양성, 기술개발지원, 수출촉진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제를 갖춤으로써 부가가치가 큰 게임산업을 21세기 지식산업의 핵심전략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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