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단-숯Ⅰ-정숙

입력 1999-07-05 14:09:00

참나무는 제 몸을 태워서비로소 숯이 된다

숯은 참나무의 주검이다

그 주검이 다시 자신을 활활 태우면

불은

그 힘 두 배로 강해진다

주검을 다시 태워 그 불덩이 위에

돼지와 고등어가 올라앉아서

제 살을 태운다

주검이

주검을 지글지글 태우는

둘레에 늘어앉아

사람들은 하루의 허기 채운다

-'대구문학'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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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국문과 졸업

▲'시와 시학'으로 등단(94)

▲시집 '신처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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