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의 수입규모가 IMF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서 우리의 과소비 수준이 고삐가 풀린듯한 느낌을 준다. 지난해 급격히 줄어들었던 수입은 올들어 6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1%나 늘었고 특히 지난달의 수입액은 102억1천만달러로 전월보다 무려 31.8%나 급증해 수출이 상반기중 전년동기보다 1.1%감소한 것과 엄청난 대조를 이룬다. 이 때문에 무역수지흑자도 대폭 축소돼 정부가 목표로 한 연간 200억달러 달성이 어려워질 전망이고보면 내수경기회복에 너무 일찍 들떠 자칫 IMF관리체제 졸업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 같다.
수입이 늘어난다고 무턱대고 과소비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수출용 수입증가율은 급감하고 있는데 비해 내수용 수입증가율이 급증하는데 있다. 수출용 수입증가율이 지난 1~2월에 26.6%에서 3~4월에는 4~8%, 5월엔 14.2%로 내수용 소비증가율을 밑돌아 전체 수입중 내수용 수입비중이 55%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자본재 수입보다 외국산 호화사치품 수입이 늘어난 것이 수입증가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국민이 벌써 경제주권을 상실했던 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를 초래할 당시의 쓰라린 기억을 망각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경기가 약간이라도 회복되면 졸라맨 허리를 약간씩이라도 풀어주는 것이 정상이긴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벌써 IMF를 벗어난 것처럼 과거의 과소비를 되풀이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외국에서조차 한국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다는 핀잔을 받을 지경에 이른 것은 창피스러울 정도다. 해외골프여행이 다시고개를 들고 호텔같은 시설의 아파트분양에 엄청난 프레미엄이 붙고 해외관광러시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루는 현실은 이 나라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가 고통받는 나라인지를 의심케한다.
IMF기간동안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현상이 심화되면서 부유층의 과소비가 이전처럼 중하위계층의 과소비로 파급되는 모양은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제 돈 제가 쓰는데 무슨 참견이냐고 할지모르나 불로소득계층이 세금을 물지않거나 상대적으로 적게물고 사치.과소비에 젖어드는 것을 방치하는 정치는 올바른 정치라할 수 없다. 과소비가 있는한 외채는 해결할 수 없고 외환위기.경제위기는 벗어날 수 없는 이상 국민의 자각 못잖게 정부의 과소비억제책이 시급하다.
이달부터 승용차, 대형컬러TV 등 16개의 수입국다변화 품목이 해제돼 일본제품이 봇물터지듯 밀려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해말 규제가 풀린 32개품목의 일본제품 수입액이 올들어 급증한 것을 보면 올하반기부터는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무역자유화라고 팔짱만 끼고 있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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