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김근화-전문직여성 클럽 한국연맹 회장)

입력 1999-07-02 14:09:00

IMF 이후 우리나라는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위기로 빚어진 대량 실업사태는 전문분야의 지식과 특수한 기술을 가진 인재들조차 직장에서 내몰고 있다.

신규 실업자, 신지식인 하면서 젊은 실업자에게는 약간의 배려가 없지도 않지만 중년층의 퇴직 인력에 대한 대책이나 진로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특히 여성의 경우 탁월한 능력과 피나는 노력으로 몇 안되는 전문직의 고위직에 있었던 인재들이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해고나 다름없는 사직서를 쓰고 대책없는 퇴직자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실업정책, 실업자 재취직교육, 고용촉진훈련, 여성가장 직업훈련 등 어떤 교육, 어떤 대책의 대상에도 끼지 못하는 완전 실업자가 돼버리는 것이다.

어차피 고급인력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 직장에서의 공헌도를 따지기 전에 그들의 전문성과 경험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일감이 창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의 구조조정은 사전준비는 물론 사후방안도 강구되지 않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의 예를 보면 퇴직준비교육이란 것이 있다. 곧 퇴직할 사람, 특정인물을 지목해서 하는 교육이 아니라 근로자가 앞으로 또 하나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35세부터 또는 입사 10년부터 퇴직준비교육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돼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여성자원금고는 여성인력의 개발과 활용이 주목적이다. IMF사태 이후에는 현직 직장여성보다 실업상태 여성들의 문제해결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경제불황속에서 고통받는 실직 여성가장에 대한 취업훈련에 비중을 두고 있다.

한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여성이나 취업의욕이 없었던 여성으로 하여금 직업전선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한 직업적 노하우가 축적된 전문인력의 재활용은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과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직여성클럽한국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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