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중소기업 경기전망

입력 1999-07-02 14:38:00

대구.경북 제조업체 가동률이 작년 3/4분기 최저점 통과 이후 9개월째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 주요공단의 가동률은 외환위기가 닥쳤던 97년말 수준을 완전히 넘어섰다.

설비투자 금액도 크게 늘어났고 일자리를 찾는 이보다 기업이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더 많아져 경기회복세가 안정기로 접어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원고현상, 제품단가 하락 등으로 채산성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동률 증가=대구.경북 중소기업 정상조업률(가동률 80%이상 업체비율), 대구 성서공단 및 염색공단 가동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2천500~2천6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조업률은 작년 3/4분기 57.2%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계속 오르고 있다. 2/4분기에는 15개월만에 60%(잠정치)대에 진입했다.

성서공단, 염색공단 역시 2/4분기 가동률이 1/4분기에 비해 8~11%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수치는 97년이래 최고기록으로 작년 3/4분기 바닥을 치고난 뒤 9개월동안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 증가=올해 중소기업이 시설투자를 위해 지원받은 정책자금이나 은행 대출금이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이 설비투자 및 공장경락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은 구조개선자금은 올해 1천346억원으로 작년 487억원보다 2.7배 늘어났다.

은행권의 4월 현재 시설자금 대출총액도 4조620억원으로 작년 4조502억원보다 118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투자 증가로 공단의 실제 모습도 변하고 있다.

염색공단의 경우 시설개체로 종전 폴리에스터직물 염색 위주에서 스판덱스, 면직물, 교직물로 영업품목을 다변화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폴리에스터직물 염색업체는 97년말 41개에서 올해 6월 현재 36개로 준 반면 스판덱스를 겸하는 업체는 15개에서 20개로 늘었다.

▲취업난 완화=이에 따라 공단에선 취업난이 완화되면서 작으나마 구인규모가 구직규모를 앞섰다.

성서공단의 경우 작년 한해동안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4천503명으로 기업의 구인규모 1천285명보다 훨씬 많았으나 지난 5월에는 구직 204명, 구인 209명으로 근소하게 역전됐다.

97년말에 비해 성서공단이 18%, 염색공단이 25%정도 인원을 감축해 고용 여력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구인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산성은 미흡=가동률 상승에 비해 기업 채산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강하다.

작년 1월 1천81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현재 1천130원대까지 하락해 수출 채산성이 크게 나빠졌고 제품단가 역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염색공단에선 작년 20% 인하했던 가공단가가 7, 8%밖에 회복되지 않았다. 가동률 95%를 나타낸 성서공단내 자동차부품업체들 역시 완성차업체의 부품단가 인하요구로 수지는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전망=가동률 상승세는 계속되겠지만 수익성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염색공단 박영철상무은 "면직물 등의 주문이 꾸준히 이어져 가동률이 현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설투자 등에 따른 업계 구조조정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서공단 홍사헌전무는 "수출업체들의 수지가 나아지려면 원-달러 환율이 적어도 1천200원은 돼야하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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