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네가 휴가 나와 지내던 날들을 생각해 본다. 네 형까지 와 모처럼 온 식구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어 더욱 뜻이 있었다. 구릿빛 얼굴에서 풍기는 강인한 모습, 단련된 근육에 더욱 튼튼해진 몸을 보면서 정말 네가 장하다는 생각을 했다물론 그 뒤에 숨어 있는 고통과 괴로움,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서 오는 고단함, 중대 내에서 가장 졸병이라는 정신적 육체적인 피곤함과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도 아버지는 알고 있다. 최고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아름답다. 세상이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 군대생활이란 더욱 서로 돕고 협력하는 집단이라 생각한다. 상류에 있는 모난 돌이 되지 말고 하류에 있는 둥글둥글한 돌이 되어라.
아들아, 너도 알다시피 아버지는 지난 3년간 지천명의 나이에 대학원에서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공부하는데 힘도 많이 들고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과의 생활을 통해 생각이 젊어졌고, 보수적이고 약간은 편향된 사고에 진보적이고 융통성 있는 변화도 가져왔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절대적이란 있을 수 없고 언제나 반대의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도 깨달을 수 있었다.
지난 6월초에는 2박3일 동안 학교 학생들과 함께 충북에 있는 보람원이라는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속리산, 충주호, 문경 새재 등을 돌아보는 '야영식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역시 현장체험학습이 정말로 좋은 교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첫날 야영장에서 학생들의 활동은 질서가 없어 보이고 취사하는 모습도 서툴고 어색해 보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질서도 잡혀가고 역할을 분담해 가면서 생활하는 모습에서 이것이야말로 산 교육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마찬가지로 남자로 태어난 전방에서 군대생활을 해 보는 것도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다. 건강 조심하고 여름철 음식 유의하기 바란다.
전상준(교사·대구시 서구 내당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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