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꽃같은 어린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 여름캠프 참사를 계기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유치원들의 여름캠프 운영실태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여름캠프 공간으로 이용되는 청소년 수련원 등 야외 숙박시설들이 끔찍한 참사를 빚은 화성 씨랜드 수련원처럼 기초적인 소방시설이나 안전관리 인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더이상 우리 아이들을 위험속에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름캠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1차적인 원인은 유치원측이 비용을 고려해 안전시설이 다소 허술하더라도 값싼 장소만을 찾고 야외 숙박업소들도 여름캠프를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가격경쟁을 벌이느라 안전 시설과 인력 확보를 도외시하기 때문이다.
여름캠프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청소년 수련시설의 경우 경기도에 25개, 강원도에 28개 등 전국적으로 200여곳에 달하는데 폐교 건물을 개조하거나 화재에 취약한 목조 가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가격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돼 여름철만 되면 유치원생 1인당 1박2일에 1만2천∼1만5천원 정도의 비용만 내면 캠핑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각 유치원에 쏟아진다.
이 정도 금액이면 전세버스 이용비용과 기본적인 식사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여기에 야외 숙박업소측은 여름캠프 유치의 대가로 유치원측에 일정액의 리베이트를 주는 경우도 적지 않아 안전시설이나 인력 확충, 위생적인 식사, 충실한 교육내용 등은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기초적인 소방시설은 물론 현장 안전지도 교사가 아예 없거나 있다고 해도 고작 1∼2명이 수백명의 유치원생들을 관리한다.
또 유치원측이 숙박업소와 직접 계약을 맺기 보다는 이벤트 업체의 중개를 거치는 경우가 많고 이벤트 업체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값싼 장소만을 물색하는 악순환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콘도미니엄 부설 여름캠프장의 경우 비교적 안전시설이 잘 돼있다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 학부모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강남구 Y유치원 원장 박모씨는 "3년전 여름캠프를 한번 갔었는데 시설이 너무 낙후돼 있고 음식도 좋지 않은데다 위험부담이 커서 이후에는 여름캠프를 중단하고 가까운 주말농장을 찾거나 수영장에 놀러가는 것으로 여름행사를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캠핑장소로 이용되는 청소년 수련시설에 대한 당국의 관리가 허술한 점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운영 주체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개인기업, 마을 청년회 등 천차만별이고 운영 주체마다 시설기준도 제각기 다른데다 눈가림식 시설만 갖추고 운영해도 이를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기관이 없다.
유치원생을 둔 학부모 이영숙(32·여)씨는 "아이들의 심신 수련에 도움이 된다고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여름캠프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끔찍한 사고 소식을 듣고보니 안전이 먼저 보장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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