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사 대표 연쇄 회동

입력 1999-07-01 00:00:00

검찰의 파업유도 의혹사건이 제기된 이후 노.사.정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속적인 경제개혁과 경제회복을 위해 3자간의 관계복원을 꾀하고 나섰다.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 이갑용(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을 면담한데 이어 1일 오전에는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 등 경제5단체장을 면담했다. 노동계 대표는 작년 4월 이후 처음이며 경제5단체장도 지난해 6월 이후 1년만이어서 의미는 자못 크다.

이번 연쇄 면담은 새 위원장 선임(김호진 고려대교수)을 계기로 노.사.정위원회의 산뜻한 재출발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위원장들과의 면담은 당초 예정된 30분을 훨씬 넘어선 1시간20분 가량 진행됐고 솔직한 대화와 진지한 나라 걱정, 그리고 좋은 분위기였다고 박준영청와대대변인은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속 노동자 석방과 수배 해제의 적극 검토 △기업주의 불법,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철저하고도 엄정한 처리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의 특검제를 통한 조기 엄정처리 등을 약속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모두가 힘들었고 노동계도 희생이 컸으며 본의 아니게 노.사.정이 갈등으로 간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중산층과 서민, 노동자를 위한 정책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구적인 것으로 가시화, 제도화될 것"이라고 노동계를 달랬다.

이어 김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돼서 노동자 수십명이 감옥에 간 것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노조를 원망하기도 했다"면서 "시위, 집회, 파업을 하면서 합법적인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이날 양대 노총위원장들도 김대통령의 노동자와 서민의 삶의 질 향상 방안 제시와 IMF상황에서의 대승적 차원의 노사화합 필요성 주장에 공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경제5단체장과의 면담에서는 노사협력 및 재벌개혁 방안이 집중적으로 거론되었으며 김대통령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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