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사회봉사 동아리 비호상록회는 매달 한번씩 애망원을 찾는다. 애망원은 대구시 수성구 파동에 있는 중복장애아 수용시설. 정신 및 신체가 부자유스런 80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보금자리다.
비호상록회 학생들은 주로 수업이 없는 토요일을 이용해 애망원을 방문해 왔다. 학생들이 애망원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의 정이 그리운 아이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것. 휠체어에 태운 채 바깥 나들이도 나가고, 봄.가을에는 아이들과 함께 달성공원으로 소풍을 가기도 한다.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 입혀 주는 것도 학생들의 하루 몫이다. 애망원 아이들은 그래서 낯익은 형과 언니들의 얼굴을 대하는 토요일이 늘 기다려 진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척추장애아들은 누운 채 빙긋이 웃기만 해요. 그게 반갑다는 인사지요"
선배를 따라 애망원을 처음 찾은 새내기들은 정신장애아에게 느닷없이 뺨을 얻어 맞고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예사로운 일이다. 바보들이란 생각에 함부로 말했다가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며칠이고 가슴앓이를 한 학생도 있다.
"초등학교 4~5학년 나이쯤 되었을 거예요. 발로 종이접기를 하는 아이였어요. 화가가 되는게 꿈인 그 아이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마음은 정상인 보다 더 밝았던 한 아이를 통해 여학생 장윤영씨(20)는 숙연한 삶의 의지를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오후 3시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설 때면 우는 아이들, "다음에 또 올께"라는 작별인사에 불편한 고개를 억지로 끄덕여 보이는 아이들 때문에 비호상록회 학생들은 다음달을 또 기약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애망원의 박헌철 원장은 "기본 의식주 문제는 시설에서 다 해결이 되지만, 개개인의 사랑을 다 충족시켜 줄수 없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방문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라며 "짧은 시간이지만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마워한다.
지난 81년 9월 창단된 비호상록회의 사회봉사 활동은 자그만치 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정회원은 20명 정도. 대부분 1.2학년으로 여학생도 6명이 포함되어 있다.
비호상록회를 "남에게 봉사하는 정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대학생 동아리"라고 소개하는 윤종길 회장(정보통신공학부 2)은 "사회시설 방문 봉사는 물론 환경정화운동, 환경보호캠페인 등에도 회원들의 관심이 높다"고 밝힌다.
〈趙珦來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