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출혈성 병원성 대장균인 O-157 환자가 올들어 첫 발생하는등 여름질병 에 비상이 걸렸다. 유달리 지난봄부터 학교급식과 결혼식하객의 잦은 집단식중독 사고에 이어 때이른 이질환자 발생 등이 마치 대구·경북지역에 극심한 여름질병을 예고라도 했던 것인지 공교롭게도 이번 O-157 환자도 경북 구미에서 발생해 지역 방역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당국은 신속히 정밀한 역학조사를 벌여 더 이상의 환자발생을 막고 오염원을 차단해야 하는데도 당국이 너무 늦게 대처하는 바람에 감염경로 추적이 현재 매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이다. 환자가 처음증세를 보여 입원한 병원에서 환자의 가검물을 채취했으나 5일 뒤에야 당국이 이를 회수하는 등 늑장을 부렸다니 도대체 무엇하는 방역당국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O-157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감염경로 추적에 실패했던 경험을 지닌 방역당국이 1년도 안돼 또 같은 결과를 되풀이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이 균은 일반대장균이 생물학적 변이를 일으켜 1~9일간의 잠복기간을 거쳐 베로톡신이라는 독소를 분비해 장출혈 설사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고 일부 환자의 경우 적혈구가 파괴돼 치사율이 높은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유발시킨다.
지난 82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후 미국에서는 매년 2만여명의 환자가 발생, 이중 2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96년 집단발병해 1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따라서 우리 주위에서도 언제 집단으로 발병할지 알수없기에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국립보건원과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전국 46개 종합병원과 조기감염감시시스템망을 연결, 설사환자에 대한 가검물 모니터링에서 이번 O-157환자를 발견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O-157은 산발적, 집단적환자를 항상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당국의 주의는 어느때보다 곤두세워져 있어야 하며 조기감염감시시스템망의 확대도 차제에 충분히 검토할만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당국은 나아가 O-157은 주로 쇠똥으로 오염된 쇠고기나 우유, 쇠똥에 오염된 퇴비로 기른 야채를 통해 전염된다. 따라서 내장을 함께 갈아 만든 햄버거용 고기 등이 위험하다는 소비자들에게 O-157의 예방법을 충분히 알리고 조리방법 등 주의할 사항도 계속 자세히 일러줘야 한다.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방역자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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